ISU 4대륙선수권대회 女싱글
쇼트-프리-합계 모두 개인 최고점… 2위 美선수에 18점차 압도적 우승
“안방대회 더 긴장… 金 따 영광”
차준환은 발목 부상에도 은메달
김채연은 23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년 4대륙선수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78.27점과 예술점수 70.09점을 합쳐 총점 148.36점을 받았다. 그는 쇼트프로그램 점수 74.02점(1위)을 더해 총점 222.38점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2위 브레이디 테넬(27·미국·204.38점)에 18점이나 앞선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4대륙선수권은 유럽을 제외하고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4개 대륙 선수들이 참가하는 메이저대회다. 김채연은 ‘피겨 여왕’ 김연아(2009년·은퇴), 이해인(2023년)에 이어 한국 여자 싱글 선수로는 세 번째로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13일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 세계랭킹 1위 사카모토 가오리(일본)를 꺾고 깜짝 금메달을 땄던 김채연은 일주일 만에 열린 이번 대회(20일 개막)에서 쇼트와 프리, 합계 점수 모두 ISU 공인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김채연은 “안방에서 대회가 열려 행복하면서도 긴장이 많이 됐는데 최고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채연의 종전 4대륙선수권 최고 성적은 작년 대회 은메달이었다.
김채연은 이날 트리플(3회전) 점프를 모두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에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 점수 11.11점) 등 고난도 점프를 안정적으로 구사했다. 연기 도중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나기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김채연은 “쥐가 나서 아팠기 때문에 내 점수가 나왔을 때 마음껏 기쁜 표정을 짓지 못한 것 같다”며 웃었다.김채연은 다음 달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이번 세계선수권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국가별 쿼터(출전권)가 걸려 있다. 김채연은 “아시안게임과 4대륙선수권을 통해 긴장감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웠다. 세계선수권에서 자신 있게 연기해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채연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겨 프린스’ 차준환(24)은 22일 끝난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185.78점을 받은 차준환은 쇼트에서 받은 점수 79.24점(4위)을 더해 총점 265.02점으로 미하일 샤이도로프(21·카자흐스탄·285.10점)에 이어 2위를 했다.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사상 첫 금메달을 땄던 차준환은 2개 대회 연속 입상했다. 차준환이 4대륙선수권 메달을 딴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2022년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대회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차준환은 연이은 대회 출전으로 인한 체력 저하와 발목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했다. 그는 “체력 문제로 좋은 연기를 펼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세계선수권까지는 회복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차준환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은 2023년 대회 은메달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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