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연체 1조5000억원 역대 최대…은행대출 조이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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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 대출 연체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카드 대출금액은 44조7850억원이며 이중 1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은 1조4830억원이다. 이는 2023년 26만5000건 9830억원, 2024년 31만2000건 1조940원보다 급증한 수치다.  20일 서울 도심에 신용카드 대출 광고가 붙어 있다. 2025.10.20. 뉴시스

국내 카드 대출 연체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카드 대출금액은 44조7850억원이며 이중 1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은 1조4830억원이다. 이는 2023년 26만5000건 9830억원, 2024년 31만2000건 1조940원보다 급증한 수치다. 20일 서울 도심에 신용카드 대출 광고가 붙어 있다. 2025.10.20. 뉴시스

한 달 넘게 연체된 카드 대출금액이 1조5000억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취약 차주들이 카드론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제 강화로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더욱 어려워지며 카드론으로 향하는 서민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대출 연체 규모, 4년 새 두 배로

20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1개월 이상 연체된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금액은 1조48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드대출 연체 규모는 2021년 말부터 매년 증가해 올해도 사상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대출 연체 규모는 2021년 말 7180억 원에서 2022년 말 8600억 원, 2023년 말 9830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으며, 지난해 말에는 1조940억 원까지 불었다. 올 8월 말에는 1조4830억 원으로, 약 4년 새 두 배 규모로 늘었다. 반면 전체 카드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44조6650억 원에서 44조7850억 원으로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카드대출 규모 증가세에 비해 연체 규모 증가세가 더 가파른 것이다.

연체 금액이 급격히 늘면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2021년 말 1.9%였던 카드대출 연체율은 2022년 말 2.2%, 2023년과 2024년 말에는 2.4%였다. 이후 올 8월 말에는 3.3%로 뛰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체율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시중은행 등 다른 업권과 마찬가지로 내수 침체와 경기 불황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카드사별 연체 규모는 신한카드가 367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카드 2350억 원, 삼성카드 2100억 원, 우리카드 1770억 원, 롯데카드 1730억 원 순이었다. 카드대출 규모가 클수록 연체 규모도 커졌다.

단기(현금 서비스) 대출 연체율은 비씨카드(22.9%), 우리카드(7.5%), KB국민카드(5.8%), 하나카드(5.6%), 신한카드(4.3%) 순으로 높았다. 카드사들은 연체 채권을 상각하는 시기가 전략에 따라 제각각이어서 회사별로 연체율 편차가 있는 편이다. 금융 통계정보 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총채권 대비 연체 채권(1개월 이상) 비율은 1~3%대에서 유지되고 있다.●은행 가계대출 총량제 강화에 카드론 수요 늘듯

은행들이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제 강화에 따라 연말 가계대출 총량을 줄이며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를 막으면서 당분간 카드대출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 12월 중 실행 예정인 모든 가계대출 대출 모집법인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신한은행도 올해 말 실행분까지 대출상담사를 통한 신규 대출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NH농협은행은 12월 실행분에 대한 한도를 검토 중이라 대출을 신청받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일부 대출 상품의 판매 한도를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강 의원은 “은행 대출 문이 좁아지면서 취약 차주들이 카드론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에 부실채권 상·매각 등 적절한 관리 지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카드사들은 부실이 심각하진 않다고 설명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불경기라서 연체율이 늘고 있긴 하지만 선제적으로 위험을 관리하고 있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카드론은 대출 심사가 덜 까다로운 만큼 주로 취약 차주들이 생활비로 많이 끌어 쓴다”며 “금리가 높은 편인 결제성 리볼빙(일부 결제 대금 이월 약정)의 최소 결제 비율을 현행 10%에서 더 높여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은 아예 이용을 못 하게 해 연체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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