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은 2024년 초연 당시 매진을 기록한 ‘사자(死者)의 서(書)’를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다시 공연한다고 10일 밝혔다.
관객들의 꾸준한 재공연 요청에 힘입어 2025-2026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 첫 공연으로 낙점됐다.
‘사자의 서’는 티베트 불교 경전 ‘티베트 사자의 서’에서 영감을 받아, 망자가 죽음 이후 49일간 겪는 내세의 여정을 강렬한 춤과 에너지로 그려낸 작품이다.
안무는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김종덕이 맡았으며 삶과 죽음,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무대 미학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작품은 총 3장으로 구성돼 죽음 후 망자가 겪는 49일의 여정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재공연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흐름을 보다 압축적으로 재구성했다. 초연 당시 2인의 남성 무용수가 맡았던 망자 역은 이번에 성별 구분 없이 5인의 국립무용단 주역 무용수가 번갈아 맡아, 인물의 다층적 해석과 신체 표현의 다양성을 더한다.
음악은 현대무용가이자 국립무용단 대표 레퍼토리‘산조’ 작곡에 참여한 김재덕과 거문고 연주자이자 작곡가 황진아가 담당했다.
극의 미장센은 무대디자이너 이태섭과 조명디자이너 장석영, 영상디자이너 황정남, 의상디자이너 노현주가 담당한다. 양 벽면과 바닥이 백색으로 이어져 있는 무대는 장면에 따라 조각조각 나뉘고 회전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신비한 이미지를 무대 위에 구현한다. 의상은 전통 복식의 틀을 고수하면서도 치마의 긴 트임과 찢긴 듯한 끝자락 등을 활용해 제의적인 분위기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