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 막히자…마통·예금·車까지 ‘풍선효과’

14 hours ago 1

쏟아지는 정부 규제에 융통 가능 대출로 동시다발 수요
은행은 연말까지 가계대출 옥죄기…2금융권 이동 전망도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6·27 대책부터 10·15 대책까지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이어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올라가자, 대출 실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담대 외 대출이 가능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과 예금담보대출, 자동차담보대출까지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달 감소한 2금융권 가계대출도 다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6일 기준 765조648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대비 1조5534억원 증가한 규모로, 이미 9월 한 달간 늘어난 1조1964억원을 큰 폭으로 웃돈다.

이달 들어 주담대는 7096억원, 신용대출은 8576억원 각각 늘었다. 앞서 신용대출은 7~9월 석 달 연속 감소한 바 있는데 마이너스통장 증가세는 점차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말 국내 19개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7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9200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마통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39조6718억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8825억원 급증했다.

이들 은행의 예담대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6조1419억원으로 이달 들어 358억원 증가했다. 추석 연휴를 고려하면 6영업일 만에 9월 한 달 증가분(672억원)의 절반을 넘는다. 영업일 평균 증가세는 9월 30억원 수준에서 이달 60억원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27 대책 이후 6월 28일부터 8월 29일까지 2개월 동안 저축은행이 받은 개인 자동차담보대출 신청은 24만8000건에 이른다. 일평균 5636건으로 앞서 1~5월 평균 2230건 대비 약 2.5배(152%) 급증했다. 이 기간 일평균 대출 취급액은 67억9000만원에서 84억9000만원으로 25% 늘었다.

이처럼 풍선효과가 동시다발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10·15 대책 이후 가계대출을 한층 더 옥죄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11∼12월 영업점당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판매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제한한다. 신한은행은 연말 실행분까지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11월 실행분까지 주담대와 전세대출의 모집인 신청을 받지 않는다.금감원이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지난달 이미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다. KB국민은행은 85%, 하나은행은 95%에 달한다.

10·15 대책 영향으로 대출 실수요가 점차 2금융권으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8월 6000억원 늘었다가 지난달 9000억원 감소로 전환한 바 있다.

비은행 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가 50%로 은행(40%) 대비 10%포인트(p) 높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높지만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자금 확보가 막힌 실수요자들이 2금융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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