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거리도 멀리 치는 장타자인데, 경기를 심플하게 운영해 나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정말 잘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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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다 리오. (사진=AFPBBNews) |
양희영은 2025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상 1위로 앞서 나간 다케다 리오(일본)와 경기한 뒤 그의 경기력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2025년 LPGA 투어 개막에 앞서 신인상 경쟁에선 일본 4인방과 한국을 대표하는 윤이나의 5파전을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시즌 초반 일본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1위 다케다 리오(114점)부터 2위 이와이 아키에(80점), 3위 야마시타 미유(70점), 4위 이와이 치사토(26점)까지 일본 선수가 휩쓸고 있다. 윤이나는 이달 초 파운더스컵에 출전해 컷 탈락해 아직 신인상 포인트를 획득하지 못했다.
특히 장타력에 탄탄한 경기력까지 갖춘 리오의 기세가 심상찮다. 이번 시즌 참가한 3개 대회에서 벌써 두 차례나 ‘톱10’을 기록했다.
LPGA 투어에서 장타자 평가를 들으려면 평균 275야드 이상은 때려야 한다. 이번 시즌 270야드 이상 기록한 선수는 20명이다. 리오는 평균 266.29야드를 쳐 33위에 올라 있다. 엄청난 장타력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중상위권에 속한다.
각종 기록에서도 상위권이다. 3개 대회에서 총 43개의 버디를 수확해 이 부문 10위, 7번은 60대 타수를 기록해 전체 1위로 기복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우승 경험이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에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뒀고, LPGA 투어 토토 재팬클래식에서도 우승한 경험이 있다. 올해 신인 자격으로 참가하지만, 큰 무대에서 여러 번 우승한 경험이 있다는 것은 강력한 무기다.
혼다 타일랜드 마지막 날 리오와 같은 조에서 경기한 양희영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경기를 대단히 심플하게 진행하는 모습”이라며 “코스 안에서 오래 고민하지 않고 경기를 풀어가는 게 눈에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이와이는 혼다 타일랜드 1,4라운드에서 두 번이나 두자릿수 언더파를 기록하는 폭발력을 발휘했다. 특히 마지막 날 4타 차 선두를 끝까지 추격하는 뒷심이 대단했다. 무엇보다 1만 5000명 이상 팬이 몰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선두를 추격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이와이는 “오늘 가장 많은 팬 앞에서 경기했다.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신인상 3위 미유는 JLPGA 투어에서 △2022년 69.9714타 △2023년 69.4322타 △2024년 69.1478타 등 3년 연속 평균 60대 타수를 기록했다. LPGA 투어 무대에선 아직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으나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실력파다.
리오와 미유는 27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해 다시 한 번 우승 사냥에 나선다. 신인상 후보 중엔 2명만 참가한다. 이와이는 3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리는 포드 챔피언십에서 투어로 복귀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윤이나가 일본 4인방과 격차를 좁히고 추격하기 위해선 전략이 필요하다. 윤이나는 지난해 퀄리파잉 시리즈를 8위로 통과해 대회 출전에 제약이 많다. 태국과 싱가포르 대회처럼 작년 성적을 기준으로 출전권을 주는 대회엔 나갈 수 없다. 스폰서 추천을 받으면 참가할 수 있지만, 아직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이달초 파운더스컵에서 데뷔전을 치른 윤이나는 거의 한 달을 쉰 뒤 3월 6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블루베이 LPGA 대회에 출격한다.
출전 대회 수가 적다는 것은 신인상 경쟁에 나서는 윤이나에게 불리한 조건이다. 신인상 포인트는 대회별 성적에 따라 정해진 포인트를 받아 시즌 최종전까지 합산 점수로 선정한다. 일반 대회는 우승자 150점, 2위 80점, 3위 75점 등 차등 지급한다. 40위까지 10점을 받고 메이저 대회는 일반 대회보다 2배 많은 포인트를 받는다.
일본 선수들과 벌어진 격차를 좁히려면 꾸준히 상위권에 올라야 한다.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은 만큼 두 배 더 많은 포인트를 받는 메이저 대회를 집중 공략하는 것이 신인상 경쟁 구도를 흔들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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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이 아케이. (사진=LPG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