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순방 취재진 풀(pool)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예정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일정에 WSJ이 공식 기자단에서 배제됐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WSJ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범죄자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레빗 대변인은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보낸 성명에서 “WSJ을 포함해 어떤 언론사도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대통령의 사적 공간에 대한 특별 접근 권한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WSJ의 허위 보도 및 명예훼손 행위로 인해, 해당 언론사는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할 13개 언론사 중 하나로 선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빗 대변인이 언급한 ‘허위·명예훼손’은 WSJ가 지난 17일 보도한 내용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WSJ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03년 엡스타인의 50세 생일을 맞아 외설적인 그림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보도 직후, 기사를 작성한 기자 2명과 WSJ의 발행사, 모회사 등을 상대로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이달 초 백악관 기자협회(WHCA) 회장으로 선출된 CBS 뉴스 소속 웨이자 장(Weijia Jiang) 기자는 이번 조치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백악관이 비판적 보도를 이유로 언론사를 처벌하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고,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보복성 조치는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중시하는 모든 이들에게 경고 신호가 된다”며 “WHCA는 이번 사태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행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