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지각변동 … '이시바 정적' 아소, 존재감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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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패하자 자민당 내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총대를 멘 이는 이시바 총리의 ‘정적’인 아소 다로 전 총리(사진)다. 사퇴를 거부한 이시바 총리가 이 같은 퇴진 요구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소 전 총리는 전날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을 만나 이시바 정권과 당내 정세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두 사람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면 당을 향한 비판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판단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바 총리는 2009년 아소 정권 당시 ‘아소 끌어내리기’에 가담했다. 이때 생긴 두 사람의 골은 지금도 메워지지 않았다. 아소 전 총리는 직전 기시다 후미오 정권까지 자민당 부총재를 맡았지만 이시바 정권에선 고문으로 밀려났다.

아소 전 총리가 이끄는 ‘아소파’는 자민당 내 유일하게 남은 파벌이기도 하다. 아소파를 제외한 각 파벌은 지난해 비자금 문제로 해산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아소파가 총리 퇴진을 요구하면 정권 운영이 막힐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작년 자민당 총재 선거 때 이시바 총리와 경쟁한 고바야시 다카유키 의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21일 “두 번의 (의회의원) 선거에서 대패했다. 국민에게 최후통첩을 받은 느낌”이라며 “당 수장으로서 책임의 무게를 인식해달라”고 말했다.

일본 SNS에선 ‘#이시바 총리 퇴진을 요구한다’는 해시태그가 퍼지기 시작했다. 도쿄, 후쿠시마, 야마구치 등 자민당 각 지역 의원도 이 해시태그를 쓰고 있다. 이들은 ‘지금이야말로 일단락이 필요하다’ ‘선거 3연패로 연임은 있을 수 없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시바 총리는 오는 31일 중·참의원 양원 의원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시바 총리는 작년 중의원 선거 패배 뒤에도 의원 간담회를 열었다. 니혼게이자이는 “간담회에서도 불만의 소리가 강하면 이시바 총리가 계속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달 1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25% 상호관세 발효 기한이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연임 명분으로 내세웠다.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총리 퇴진의 구실이 될 수도 있다.

다만 과거 당내 최대 파벌이자 이시바 총리와 대치한 옛 ‘아베파’ 세력이 크게 약화한 것은 이시바 총리에게 호재다. 한때 100명 안팎이던 옛 아베파는 작년 중의원 선거와 이번 참의원 선거를 거치며 53명으로 급감했다. 이어 옛 모테기파(44명), 아소파(43명), 옛 기시다파(37명) 순이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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