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8월1일까지 거래를 마무리하는 것보다 높은 품질의 협상을 달성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CNBC방송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협상을 신속하게 진행 중이지만, 단순히 협상 그 자체를 위해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구윤철 부총리 등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찾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협상 대상 국가들에게 더 많은 양보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베선트 장관은 주요 국가와의 협상 진행 상황을 소개하면서 “이런 종류의 협상은 적자국가인 미국보다 흑자국가가 더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관세 수준은 유럽연합(EU)과 같은 상대방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이들은 더 빨리 협상하려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7개 회원국의 연합체인 EU와의 협상이 “느린 속도로 시작됐지만 점차 (EU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오사카 만국박람회에 다녀 온 베선트 장관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을 만났다고 했지만 “무역에 대해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우선순위는 일본 정부의 내부 운영이 아니라 미국 국민을 위한 최상의 협상 결과를 얻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가 국내 반발을 이유로 핵심 사안에서 양보를 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이 협상에서 “긍정적인 위치에 있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추가 협상이 예정돼 있으며, 중국이 이란과 러시아의 제재 품목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재 대상인 러시아 석유를 사는 모든 나라에 최대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미국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관세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을 “혁명적인 변화”라면서 “2차 관세를 시행하면 유럽의 동맹국들도 따라올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러시아 석유의 주요 고객은 중국, 인도, 터키 등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