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미국 편…한국과 관세협상서 최대한 받아내겠다는 트럼프

9 hours ago 1

인니·베트남등 협상타결국
亞 농산물 시장 개방 성과
“시간은 미국 편” 자신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AP = 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AP = 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점인 8월 1일까지 합의하는 것보다 “질 높은 합의를 하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고 언급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협상 전략 변경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한마디로 “시간은 미국의 편”이며 “미국이 만족할 때까지 수정안을 계속 내놓으라”는 압박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무역 상대국과 대화를 지속하겠지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인도네시아와의 협상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그들은 총 다섯 차례 합의안(초안)을 가져왔는데, 첫 제안이 매우 좋았지만 (미국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다시 (수정안을) 들고 왔다”며 “인도네시아의 제안은 점점 좋아졌고, 결국 환상적인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유럽연합(EU)과의 협상 속도에 대해 미국 정부 내 일부 인사들이 좌절하고 있긴 하지만 EU가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호관세 부과의 열쇠를 쥔 미국이 유리해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시각인 셈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도 다음달 1일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점을 더 이상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삼지 않고 더 많은 수정안을 상대국에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9일 중국을 제외한 한국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힌 이후 줄곧 ‘빠른 협상 타결’을 압박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 과정에서 빠른 합의에 이르는 국가가 유리한 협상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일관되게 ‘속도전’을 펼쳐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7일부터 한국과 일본 등 주요 무역 상대국에 관세율을 적은 ‘관세 서한’을 전달한 것 역시 협상 상대국의 빠른 의사결정을 압박하기 위한 전술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날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다음달 1일 이후 상호관세를 각 교역 상대국에 부과하면서 협상은 협상대로 진행하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유예 시한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여기에 관세가 부과될수록 상대국의 부담이 더 커져 미국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내부 판단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여러 나라와 협상에서 경험치가 쌓이면서 트럼프 경제팀에 ‘시간은 결국 미국의 편’이라는 강한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까지 무역협상을 타결한 국가는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정도다. 이들과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농업계가 환호할 만한 농산물 해외 수출의 돌파구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남은 협상 국가 중 우선순위 상단에 있는 EU와 일본,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각종 관세·비관세 부문에서 가장 많은 협상의 전리품을 기대하는 나라들이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이란산 석유를 구매하는 중국을 상대로 향후 무역협상에서 이 문제를 거론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2차 관세 부과까지) 시한이 10일일지, 30일일지, 50일일지 모르지만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석유를 사는 나라는 100%의 2차 관세를 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에 중국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가 50일 안에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와 교역하는 나라에 대해 100% 정도의 2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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