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회사 기기 대신 대여 기기 사용 권장
중국 찾았다 출국못하는 사례에 불안감 커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중국 출장을 가는 직원들에게 휴대 전화와 노트북, 태블릿 PC 등 회사가 지급한 기기를 가져가지 말라고 지시했다. 글로벌 기업인들이 중국을 찾았다가 출국을 제지당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블랙록 내부 메모를 입수해 중국 출장 정책 강화 조치를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16일부터 적용됐다.
블랙록은 중국 출장 시 직원들이 임시 대여 휴대전화를 사용하도록 했다. 또 VPN(가상사설망)을 통한 원격 접속도 금지된다. 개인적으로 중국을 찾더라도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없도록 했다.
중국 출장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기업 관계자들 사례 때문에 데이터 보안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앞서 미국 은행 웰스파고의 무역 금융 담당 임원이 중국을 방문했다가 출국을 금지당했다는 보도가 17일 나왔다. 웰스파고는 중국 출장을 일시 중단했다. 미국 상무부 직원 한 명도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했다가 수개월째 출국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중국 사이 지정학적 긴장이 글로벌 금융사들의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무역 분쟁 심화를 이유로 글로벌 은행들은 지난 몇 년간 중국 사업 규모를 축소해왔다.
2021년 중국이 제정한 데이터 보안 강화 조치도 글로벌 금융사들이 데이터 관리에 별도의 노력을 쏟게 했다. 데이터보안법은 중국 내에서 수집하거나 생산한 데이터의 외국 반출을 차단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내용이다.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에 따르면 많은 글로벌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중국 데이터를 보관하기 위해 중국 센터를 설립하는 등 비용을 들이고 있다.
현재 블랙록은 중국에서 100% 지분을 보유한 뮤추얼 펀드 회사와 중국건설은행(CCB) 간의 자산운용사를 합작 설립해 운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