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의 대표 공연시설인 케네디센터 오페라하우스의 명칭을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이름을 따서 변경하는 방안이 공화당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하원 세출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케네디센터 오페라하우스의 명칭을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오페라 하우스’로 바꾸기 위한 입법 절차에 착수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화계의 진보적 색채를 제거하려는 ‘문화 전쟁’ 전략의 일환으로 케네디센터를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공연장 명칭 개칭을 통해 문화예술계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해당 명칭 변경안은 이날 세출위원회에서 통과됐으며, 하원 본회의 표결과 상원의 60표 이상 찬성을 거쳐야 최종 입법이 완료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재집권 직후 케네디센터 이사회에서 진보 성향 인사들을 해촉하고, 자신을 이사회 의장으로 직접 임명한 바 있다. 이후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케네디 센터를 매우 특별하고 흥미진진한 곳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히며, 공연장 운영 방침을 전면 수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더 이상의 드래그쇼, 반미국주의 프로파간다는 없다. 오직 최고만”이라고 언급하며, 진보적 콘텐츠 축소를 시사하기도 했다.
케네디센터 오페라하우스는 미국 내에서 두 번째로 큰 공연장으로 약 2,3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예술계의 평생 공로를 기리는 ‘케네디센터 아너스(Kennedy Center Honors)’ 시상식이 매년 이곳에서 열리는 등, 미국 공연계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여겨져 왔다.
한편 NYT는 “예술 공연장은 일반적으로 대규모 기부자에게 명명권을 부여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번 법안 추진으로 인해 케네디센터의 모금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