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에 시진핑 첫 결석…'反 트럼프' 힘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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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모임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시에 자리를 비웠다.

6~7일 이틀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시 주석 대신 리창 국무원 총리가 참석했다. 2009년 브릭스 출범 이후 중국 최고지도자가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지금까지 브릭스를 ‘다극적 질서’의 대안이라고 강조하며 브릭스 확대를 주도해온 만큼 불참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시 주석 불참을 ‘실각설’과 연결시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다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지난 1년 사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두 차례 만났다는 점을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시 주석의 불참은 세계 무대에서 브라질이 더 큰 역할을 수행하기를 원하는 룰라 대통령에게 큰 타격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룰라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브라질은 오는 11월까지 브릭스 정상회의뿐만 아니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도 개최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 가능성 때문에 현장 대신 화상으로 참여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대신 자리를 채웠다. 최근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을 겪은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불참했다.

서방 중심 질서에 맞서는 브릭스의 이번 정상회의 핵심 의제는 경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공동 대응 수위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주요 논의 대상이다. AFP통신은 최종 선언문에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언급되지는 않겠지만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정치적 비판이 담길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에 얼마나 강경하게 대응할지를 두고 회원국 간 이견도 적지 않다. 브릭스가 최근 회원국을 빠르게 늘려왔지만 각국 이해관계가 복잡해져 강력한 합의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브릭스엔 창립 회원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작년 에티오피아, 이집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아르헨티나가 추가로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회원국은 가자지구 전쟁, 이란·이스라엘 전쟁 대응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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