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나라' 태국서 승려들 유혹한 30대女…100억대 갈취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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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16 23:55 수정2025.07.16 23:5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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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나라' 태국에서 고위급 승려들을 유혹해 거액을 갈취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으로 원로급 스님 9명이 승려 직을 박탈당했다.

16일(현지시간) AP 통신과 방콕포스트 등은 태국 경찰이 전날 태국 중부 논타부리주의 한 고급주택 단지에서 30대 중반 여성 위라완 엠사왓을 갈취, 자금 세탁 등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위라완은 금전적 이익을 위해 고위급 승려들을 표적으로 삼아 유혹하고, 연인 관계를 시작한 뒤에 거액의 돈을 송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압수한 위라완의 휴대전화는 무려 5대로, 그가 여러 유명 사찰의 고승들과 함께 찍은 사진·영상 8만건에 달했고, 여러 스님과 은밀한 관계를 맺고 이를 이용해 협박·갈취한 사실이 담긴 채팅 기록 등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라완은 지난달 말 방콕 한 유명 사찰의 주지 스님이 잠적했다가 이후 환속한 것을 계기로 수사 대상이 됐다.

경찰 조사 결과, 위라완이 이 스님과 내연 관계였고, 임신을 핑계로 양육비 등 720만 밧(한화 약 3억7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사찰의 60대 주지 스님은 지난 2월 자신의 사찰 계좌에서 38만 밧(한화 약 1620만원), 개인 계좌에서 1280만 밧(한화 약 5억4700만원)을 위라완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승려 생활을 그만둔 이 스님은 위라완과의 사적인 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위라완은 자신이 승려 9명과 성관계를 가졌으며, 이 중 8명은 이후 환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위라완의 은행 계좌에는 지난 3년간 3억8500만 밧(한화 약 164억원)이 입금됐고, 위라완은 이 돈을 대부분 온라인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당국은 "이 사건에 연루된 주지 스님과 원로 스님 등 최소 9명이 승려 직에서 쫓겨났다"면서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승려를 신고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 일반 승려 관련 사건은 드물지 않지만, 이번처럼 고위직 승려들이 무더기로 연루된 사건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편, 품탐 웨차야차이 총리 권한대행은 이번 사건으로 타격받은 불교계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관련 당국에 사찰 재정 투명성 제고 등 승려·사찰 관련 법 규정 강화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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