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 트럼프 관세협상…"일본과는 서한대로 갈 듯"[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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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17 05:20 수정2025.07.17 05:20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펜타닐 유통을 막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펜타닐 유통을 막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2차 관세 전쟁이 진행되면서 미국이 관세를 쉽게 내려주지 않을 생각이라는 점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협상을 하면 관세를 내릴 것처럼 했지만, 실제로는 주고받는 협상이라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승리를 선언하는 양상입니다.

한국과 가장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일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아마도 일본과는 서한대로 갈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말은 25%로 통보한 관세율을 그대로 8월1일부터 적용할 것 같다는 얘기인데요. 결국 지금까지 협상을 했지만 특별히 더 진전이 없다는 뜻입니다.

북미지역은 지금까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 USMCA를 통해서 무관세로 교류해 왔지만 그런 희망은 현재 사라져가는 중입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과 무관세로 합의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작다고 평가했습니다. 어제 기자들에게 “현재로서는 어떤 국가도 관세 없는 무역합의를 맺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멕시코와 캐나다 정상은 USMCA를 준수하자면서 양국 간 직접 교역을 강화하기 위해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카니 캐나다 총리가 멕시코를 찾아서 셰인바움 대통령과 만날 예정입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관세율은 20% 안팎에서 결정되는 분위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인도네시아와 무역협상을 타결했다고 했는데요. 인도네시아가 미국에 파는 물건엔 19% 관세를 매기고, 인도네시아가 미국에 매기는 관세는 0%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구리 분야에 매우 강하지만 미국은 인도네시아의 모든 분야에 대해 완전한 접근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구리관세 50%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가 시장을 개방했다는 취지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인도네시아가 미국산 에너지, 농산물, 항공기를 사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것은 앞서 베트남에 20% 관세를 부과할 때와 비슷한 상황인데, 당시 베트남이 생각한 관세는 11% 안팎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이 관세율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BRICS의 주축 중 하나인 브라질은 50% 관세 통보 이후 야당까지 가세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전면전을 펼치려는 분위기입니다. 일단 협상을 통해 긴장을 낮춰보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관세 부과 시점을 좀 미뤄달라고 하진 않겠다고 했습니다.

품목별 관세도 진행 중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관세를 아마 이달말부터 부과하겠다고 했고 반도체관세도 비슷한 일정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의약품에 대해선 1년 정도 시간을 준 다음에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는데요. 반도체도 비슷하지만 그보다 덜 복잡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당장 큰 영향을 받는 부분인데요. 농산물 분야의 개방을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고 있어서, 당장 우리 농민들의 반발도 큰 상황입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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