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해임 임박" 보도에 시장 '발작'…트럼프 꼬리 내렸다 [Fed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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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17 05:36 수정2025.07.17 05:36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펜타닐 유통을 막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펜타닐 유통을 막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발짝 물러섰습니다. 파월 의장이 곧 물러나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막상 파월 의장 해임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관련 질문을 받자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습니다. 평소와 같지 않은 모습인데,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두려워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앞서 파월 의장에 대한 해임이 곧 이뤄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에선 채권값이 급락했습니다. 30년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정오 무렵에 연 5.04%를 기록했습니다. 전날에 비해 2bp 올랐는데 절대적인 오름폭이 컸다기보다는 연 5%가 심리적인 저항선인데 이것을 넘어선 상징성이 컸습니다. 특히 이날 오전 10시45분 경에는 4.97% 수준이었다가 5.04%로 7bp 뛰었습니다.

시장의 발작을 불러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공화당 의원들과 비공개로 만난 내용이 외부에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해임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고 의원들은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였다고 하는데요. 특히 플로리다주의 애나 폴리나 루나 의원은 어젯밤 소셜미디어 엑스에 “매우 진지한 소식통으로부터 파월이 해임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99% 확신한다, 해임은 임박했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즉각 반응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꼬리를 내렸습니다. 오늘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그가 사기로 물러나야 하지 않는다면 해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또 파월 의장을 해임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한 번 더 받고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했는데요. 이 발언이 나온 이후에 시장은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시장 불안에 한 발짝 물러선 트럼프 "파월 해임 계획없다" [Fed워치]

30년물 국채 금리는 현재 5.01% 선으로 내려왔습니다. S&P500 지수는 이날 6200대 초반까지 밀렸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후 6260선을 회복하며 0.3% 상승 마감했습니다. 다우존스산업지수도 0.5% 올라서 장을 마쳤습니다. 달러값도 한때 97.8 수준까지 내려갔다가 98.2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시장 불안에 한 발짝 물러선 트럼프 "파월 해임 계획없다" [Fed워치]

트럼프 대통령이 ‘사기’를 언급한 것은 연준 의장의 해임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연준 의장은 물러나지 않아도 되는데, 사기와 같은 특수한 사유가 있다면 물러나야 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굉장히 특별한 경우를 뜻하거든요. 지금 트럼프 정부는 연준 건물을 보수하면서 25억달러, 약 3조5000억원어치를 썼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원래 계획보다 7억달러 늘어난 것입니다. 트럼프 정부는 이것을 문제삼아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것도 검토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보수비가 늘어난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보도가 과장됐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연준의 독립성이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미국 정부에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금리를 낮추고자 애쓴다고 해도, 시장이 미국 정부를 신뢰하기 어렵다면 채권 값은 떨어지고 수익률은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금리를 억지로 낮춰서 물가가 상승하면 국민들의 불만도 커지게 됩니다. 월가에서도 잇달아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급락 후 회복한 S&P500.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캡처

급락 후 회복한 S&P500.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캡처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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