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위산업 수출길이 활짝 열릴수록 늘어나는 수입품이 있다. 방산 제품용 소재로 쓰이거나 원자로에 투입되는 합금이다. 한국 합금산업은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방산 제품에서 요구되는 내열성이나 강도를 충족하지 못해 대부분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세아창원특수강(옛 포스코특수강)은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1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3707억원에서 3697억원으로 뒷걸음질 쳤다. 세아창원특수강은 항공엔진이나 발사체 케이스에 주로 쓰이는 스테인리스강(STS)과 니켈 기반 합금, 코발트 합금 등을 생산한다. 네오디뮴으로 유도무기 등에 필요한 영구자석을 만드는 성림첨단산업은 지난해 매출이 1273억원으로 전년(1474억원) 대비 10% 이상 축소됐다.
2023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초내열 합금인 ‘인코넬718’로 니켈 기반 합금의 국산화에 착수했지만 그 양은 많지 않다. 스테인리스강과 니켈·코발트 기반 합금 외에 알루미늄 합금(엔진·유도무기 동체), 티타늄 합금(엔진·유도무기 첨두·원자로) 등도 수입에 의존하는 대표적 소재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티타늄 합금의 수입 의존도는 100%에 육박하며 이 가운데 90%가 미국산이다. 유도무기에 많이 쓰이는 세라믹은 전체 공급액의 절반(51.3%)을 수입하며 이 중 60%는 일본산이다.
합금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건 개발자금은 많이 들어가는데 수요가 많지 않아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티타늄 합금 제조회사 ATI는 지난 1분기 매출이 11억8800만달러, 영업이익이 1억805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16.7% 증가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