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타운’ 앞장선 지방대…교육-의료 제공으로 경영난 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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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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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세 시대’를 맞아 고령층이 여생을 어디에서 보낼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 요양시설을 넘어 장기적으로 노년의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이 주목받고 있다. 고령자들이 은퇴 이후 자기 계발을 하고 공동체를 이루는 등 인생 2막을 주체적으로 개척하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학과 비영리기구, 사회재단 등이 나서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시니어타운을 마련하고 있다. 대학 부지를 활용해 대규모 은퇴자 마을 단지를 조성하거나 재단법인 후원자나 전문직 특정 집단이 모여 사는 식이다.

●대학 인프라 활용한 UBRC

‘대학 기반 은퇴자공동체(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UBRC)’는 대학 캠퍼스 안이나 인근 지역에 은퇴자 주거단지를 짓고 학내 인프라를 활용하는 시니어타운이다. 대학은 거주자에게 교육, 여가, 창업 등을 지원한다. 주변 병원과 연계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지난달 18일 남서울대는 한국UBRC위원회와 자문 계약을 체결하며 UBRC 설립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남서울대는 충남 천안 캠퍼스 부지에 1000채 규모의 시니어 기숙사를 건설할 계획이다. 거주자는 대학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수강하는 등 교육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기존 시니어시설이 주로 여가와 돌봄에 치중했다면, UBRC는 교육 중심으로 운영되는 점이 특징이다. 남서울대 UBRC는 내년 3~6월 착공해 3년 내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광주 조선대는 조선대병원 인근 유휴부지에 700채 규모의 시니어타운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 신라대, 강원 원주 상지대도 UBRC 조성을 검토 중이다. UBRC는 주로 지방대학에서 추진되고 있다. 지방대학이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UBRC가 대학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UBRC는 소멸 위기에 있는 지방대학을 되살리고 지방 일자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의료 서비스가 가능한 대학에 정책적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은퇴 후 공통 관심사로 뭉친 공동체

은퇴 후 재단 후원자나 전문직 출신 등 공통의 관심사에 따라 모여 사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의 더네이버스타운이 대표적이다. 아동복지사업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비정부기구(NGO)인 굿네이버스가 비영리 기관으로는 처음 설립한 58채 규모의 시니어타운이다.

더네이버스타운은 고령화된 후원자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만큼 다양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기존 굿네이버스 봉사활동뿐 아니라 아동 돌봄, 취약 노인 지원, 해외 봉사 등 국내외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더네이버스타운은 지난해 8월 착공식 후 입주자 모집을 진행했다. 완공 예정일은 2026년 5월이다.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인근에는 과학기술인 대상의 시니어타운인 사이언스빌리지가 있다.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운영하는 사이언스빌리지는 2019년 7월 완공됐다. 240채 규모로 지난달 기준 209채가 입주한 상태다. 입주 자격은 60세 이상이면서 과학기술유공자 및 배우자 등으로 한정한다. 과학기술인의 은퇴 이후 삶과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취지에 따른 결정이다. 거주자는 연구를 이어가거나 재능 기부로 강연을 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 함께 취미를 즐기며 노후를 보낸다. 생활 서비스로는 상주 간호사와 물리치료사의 건강 관리와 맞춤 식사, 체력 및 근력 강화 운동, 문화 활동 등이 제공된다.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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