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열정과 냉정이 뒤섞인 ‘연고 더비’ 찢어버린 서울 린가드…결국 해결사가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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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린가드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양과 K리그1 2라운드 홈경기 후반 득점한 뒤 피리를 부는 특유의 골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 린가드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양과 K리그1 2라운드 홈경기 후반 득점한 뒤 피리를 부는 특유의 골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이 ‘시끄러운 이웃’과 만남에서 활짝 웃었다. ‘잉글랜드 특급’ 제시 린가드와 ‘삼바 킬러’ 루카스의 후반 릴레이포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서울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 홈경기에서 FC안양을 2-1로 꺾었다. 제주 SK와 원정 개막전에서 0-2로 패한 서울은 시즌 첫 승을 수확했고,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안양도 1승1패가 됐다.

오직 결과만이 필요했다. 연고지를 둘러싼 얽히고설킨 불편한 과거 때문이다. 1983년 ‘럭키금성 황소축구단’을 이름으로 창단한 서울은 ‘서울 공동화’ 정책에 따라 안양으로 옮겼다가 2004년 서울에 재입성했다. 안양은 9년 후인 2013년 시민구단으로 창단했고,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으로 첫 승격에 성공했다.

껄끄러운 만남의 현장, 역시나 긴장이 가득했다. 다만 방향은 달랐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안양전이라서가 아니라 첫 홈경기라 신경이 쓰인다. 감정 조절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유병훈 안양 감독은 “냉정해야 한다”면서도 “오랜 한이 담긴 경기”라고 잘라 말했다. 선수들에게는 “영혼을 담아 싸우자”는 비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불꽃이 튀었다. 선수들은 처절하게 부딪쳤고, 한 치의 양보 없이 치열하게 경합했다. 전반전은 서울이 공세를 취했으나, 결정적 찬스는 철저한 ‘선수비-후역습’으로 나선 안양이 많았다. 그러나 힘의 차이는 있었다. 절실할 때 에이스들이 번뜩였다.

주장 린가드가 후반 2분 행운의 선제골을 뽑았다. 서울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33분 루카스가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야잔이 넘긴 볼을 발리슛으로 연결해 쐐기골을 낚았다. 안양은 후반 추가시간 최성범의 만회골로 추격했지만, 기적은 없었다. 린가드는 “제주전 패배 후 빨리 승점을 얻었다. 어려움도 있었으나, 좋은 경기를 했다”며 만족해했다.

서울의 안양LG 시절 유니폼을 입은 일부 팬들이 향수를 자극한 장외 대결도 대단했다. 영상 2도의 차가운 날씨를 뚫고 역대 개막전 최다 2위인 4만1415명의 구름관중이 입장했다. 홈팬들은 검붉은 카드섹션으로 창단 연도 ‘1983’과 우승 상징 ‘별(★)’ 6개를 펼쳐 보였는데, 정통성을 주장하며 상대의 도발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서울은 안양 시절을 포함해 6차례 K리그 우승(1985·1990·2000·2010·2012·2016년)을 차지했다.

안양은 비록 졌지만, 응원전에선 밀리지 않았다. 고유의 컬러인 보랏빛 유니폼을 걸친 팬 5000여 명이 원정석을 가득 채우며 역사적인 K리그1 첫 ‘연고 더비’를 장식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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