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민석.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민석(21)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됐던 기대주다. 그에 걸맞게 2023시즌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5(400타수 102안타), 3홈런, 39타점, 16도루의 성적을 냈다. 데뷔 시즌부터 세 자릿수 안타를 친 것만으로도 더 밝은 미래를 기대할 만했다. 롯데 팬들에게는 ‘사직 아이돌’로 불렸다.
그러나 지난 시즌 슬럼프를 겪었다. 41경기에 출전해 홈런 없이 타율 0.211, 6타점에 그쳤다. 1군(71일)보다 2군(122일)에 머문 날이 많았다. 결국 지난해 11월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투수 정철원, 내야수 전민재(이상 롯데)의 반대급부로 외야수 추재현, 투수 최우인과 함께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김민석은 “처음에는 어색했고, 적응이 안 되는 느낌이었다”고 트레이드 직후를 돌아봤다.
김민석은 휘문고 재학 시절부터 정확한 타격과 주루 센스를 겸비한 타자로 주목받았다. 2022년에는 고교 최고 타자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까지 받았다. 데뷔 시즌에는 프로 무대에서도 그 잠재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두산은 그의 탁월한 콘택트 능력에 후한 점수를 준다. 외야 한 자리를 책임질 수 있다는 믿음도 강하다.
김민석 역시 이번 트레이드를 계기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지향점도 확실해졌다. 그는 “공격과 수비 모두 잘하고 싶다”며 “타석에서 나만의 스윙을 하고, 스트라이크존도 확실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야 수비에선 안정된 포구가 우선이다. 포구 자세를 더 신경 쓰고 연구해야 한다”며 “특히 잠실구장은 외야가 가장 넓은 구장이니 더 빠르게 움직이고, 중계플레이 때도 더 강하고 정확하게 던지는 방법을 더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4시즌의 아쉬움은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크게 좌절할 법도 했지만, 오히려 그는 “그런 시기(슬럼프)가 빨리 와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아쉬움을 느끼지 않도록 더 열심히 연습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1군에 계속 붙어있는 게 가장 중요하고, 팀이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번 트레이드를 크게 반긴 이유 중에는 본가에서 출퇴근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시즌 중 생활 패턴에 긍정적 변화가 있을 듯하다. 김민석은 “이제는 배달 음식을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며 “본가에 강아지도 있고, 내 방도 있다. 자취할 때는 뭔가 규칙적이지 않았는데, 집에서 부모님이 챙겨주시니 달라질 것 같다. 부모님께서도 트레이드됐을 때 좋아하셨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