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릭슨, 젝시오, 클리브랜드를 거느린 던롭스포츠코리아가 새로운 유통 실험에 나섰다. 서울 청담동에 골퍼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래그십 스토어 ‘던롭 프라이빗 센터’를 열고 골퍼들과 직접 소통에 도전한다. 홍순성 던롭스포츠코리아 대표는 23일 “제품 판매를 넘어 골퍼들이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하고, 모든 골퍼에게 맞춰진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기술력·전문 피팅 서비스로 승부수”
한국 골프시장의 유통망은 골프존마켓, AK골프 등 대형 유통사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체험형 직영점을 운영하는 브랜드는 타이틀리스트와 던롭 정도에 그친다. 홍 대표는 던롭 프라이빗 센터에 대해 “골프에 진심인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프라이빗 센터는 크게 두 개 구역으로 나뉜다. 판매 공간에서는 던롭스포츠코리아의 젝시오, 스릭슨, 클리브랜드의 클럽, 볼, 용품을 비롯해 본사가 보증하는 중고 클럽도 구입할 수 있다.
체험 공간에서는 전문 피팅 서비스, 스릭슨·젝시오의 골프공과 클리브랜드의 웨지를 개인 취향에 맞춰 꾸미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한다. 투어 선수 수준의 퍼포먼스를 추구하는 스릭슨, 편안하게 스코어를 줄여주는 젝시오, ‘숏게임 명가’ 클리브랜드 등 던롭스포츠 브랜드 각각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최고 시설의 스튜디오도 갖췄다.
던롭스포츠코리아의 도전이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한국 골프시장의 침체 흐름이 뚜렷해져서다. 시장조사분석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용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5%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에 따라 본격적인 호황이 시작된 2021년 이전 수준으로, 엔데믹 이후 골퍼의 상당수가 빠져나간 결과다. 경기 침체가 더해져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부분 브랜드가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던롭스포츠코리아는 오히려 직영점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홍 대표는 “던롭의 경우 젝시오가 미국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하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한 스릭슨의 신제품 ZXi가 한국 시장에서 전작 대비 같은 기간 동안 판매량 150%를 기록한 것도 고무적이다. 홍 대표는 “제품의 기술력과 프리미엄 서비스로 여전히 돌파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프라이빗 센터 10호점까지 늘릴 것”
직영점은 골프에 시간과 자본, 노력을 투자하는 고관여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카드다. 홍 대표는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면서 소비자들을 만날 기회에 한계를 느꼈다”며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역시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채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e커머스를 오픈했고, 올해는 오프라인 직영점인 프라이빗 센터를 열었다.
직영점을 준비하며 던롭스포츠코리아는 소비자 유형을 72가지로 나눴다. 연령, 성별, 핸디캡뿐 아니라 골프에 대한 관심사, 환경 등 다양한 변수를 적용해 골퍼들을 세분화했다.
한국은 던롭의 핵심 시장 중 하나다. 최근 출시한 ‘젝시오 프라임 로열 에디션’은 한국 골퍼들의 스윙 데이터와 체형을 분석해 개발에 반영한 제품으로, 미국과 일본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 17일 던롭 프라이빗 센터 오픈 행사에 일본 본사 임원이 대거 출동한 이유다. 홍 대표는 “프라이빗센터를 10호점까지 확대해 전국의 골퍼들을 직접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