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등 좌석 전시회 마케팅
코로나후 여행수요 다시 정체기
새로운 수익 모델 찾기 안간힘
대형 항공사(FSC)들이 ‘프리미엄 서비스’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항공 여행 수요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1년 만에 다시 정체기에 빠지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이다.
실제 FSC의 ‘양적 성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항공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이 최근 발표한 올해 상반기(1∼6월) 실적을 보면 매출은 7조9418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 느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7499억 원으로 같은 기간 12% 감소했다.
팝업스토어는 매출 정체기에 빠진 대한항공이 ‘객단가’를 높여줄 상위 클래스 소비자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기획한 전략이다. 특히 주목하는 연령대는 20, 30대 젊은 층이다. 코엑스몰을 장소로 정한 이유도, 공간을 ‘네 컷 사진’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콘텐츠로 꾸민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한항공 측은 “미래 고객과의 정서적 연결성을 강화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자 팝업스토어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아랍에미리트(UAE) 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 역시 프리미엄 서비스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 항공사도 최근 서울 종로구 한 건물에 ‘트래블 스토어’를 열고 자사 일등석을 옮겨와 전시했다. 한국에 취항하는 보잉777 기종에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새로 만들었다. 홈페이지에서 이 좌석을 검색해 보면 파리 노선 기준 기존 이코노미석 대비 적게는 20만 원에서 많게는 70여만 원까지 가격이 비싸다.
미국 항공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가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델타항공 매출의 절반 이상이 프리미엄 서비스에서 발생했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델타항공의 일반 이코노미석 매출은 1분기(1∼3월)와 2분기(4∼6월) 각각 1.2%, 5.5% 감소했지만, 프리미엄 좌석 매출은 6.8%, 4.7% 증가했다”며 “고객 충성도를 높여 이를 바탕으로 운임이 높은 프리미엄 서비스로 유도하는 전략이 필수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고급화 전략 때문에 ‘다수’ 고객인 기존 이코노미석 이용자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보잉777 기종의 이코노미석 배열을 3-3-3의 9열에서 3-4-3의 10열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항의가 들끓자 “확정된 바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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