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나달 뒤이은 ‘세기의 라이벌’… 이번엔 신네르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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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만에 다시 메이저 결승 맞대결
신네르, 3-1 역전승… 佛오픈 설욕
伊선수 첫 ‘윔블던 챔피언’ 올라
작년부터 7개 메이저대회 양분… 서로가 서로를 넘으며 대기록 행진

지난달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어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도 만난 얀니크 신네르(왼쪽)와 카를로스 알카라스. 프랑스오픈에서 역전패하며 눈물을 흘렸던 신네르는 14일 윔블던 결승에서 알카라스의 3연패를 저지하고 생애 첫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런던=AP뉴시스

지난달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어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도 만난 얀니크 신네르(왼쪽)와 카를로스 알카라스. 프랑스오픈에서 역전패하며 눈물을 흘렸던 신네르는 14일 윔블던 결승에서 알카라스의 3연패를 저지하고 생애 첫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런던=AP뉴시스
5주 만에 다시 결승에서 맞붙었다. 이번에는 승자가 달랐다.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세계 랭킹 1위)가 윔블던 3연패에 도전하던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2위)를 꺾고 잔디 코트 정상에 섰다. 신네르는 14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테니스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3-1(4-6, 6-4, 6-4, 6-4) 역전승을 거뒀다. 이탈리아 선수가 윔블던 단식 정상에 오른 건 남녀부를 통틀어 신네르가 최초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의 윔블던 20연승과 메이저대회 결승 5전 전승 기록도 깨뜨렸다.

신네르는 또 직전 메이저대회였던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알카라스에게 2-3(6-4, 7-6, 4-6, 6-7, 6-7) 역전패했던 아쉬움도 날려버렸다. 신네르는 “(프랑스오픈이 열린) 파리에서의 쓰린 패배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그게 지금 여기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같은 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연이어 맞붙은 건 로저 페더러(44·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9·스페인·이상 은퇴) 이후 이들이 처음이다. 페더러와 나달은 2006∼2008년 3년 연속으로 파리와 런던에서 연달아 결승 맞대결을 벌이며 테니스 역사상 가장 뜨거운 라이벌 구도를 만들었다. 페더러, 나달과 함께 남자 테니스 ‘빅3’로 꼽히는 노바크 조코비치(38·세르비아·8위)는 올해 준결승에서 신네르에게 0-3으로 완패하며 6회 연속 윔블던 결승 진출 기록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코비치는 2023년 US오픈을 마지막으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며 역사의 뒤편으로 점점 물러나고 있다.‘빅3’의 자리는 신네르와 알카라스가 차지했다. 두 선수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신네르→알카라스→알카라스→신네르→신네르→알카라스→신네르 순서로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프로 선수의 메이저대회 참가가 가능해진 1968년 이후(오픈 시대) 두 선수가 7회 연속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우승을 나눠 가진 건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한다. 이들 앞에는 페더러-나달(11회), 나달-조코비치(9회) 조합이 있을 뿐이다. 둘의 라이벌 구도는 이미 ‘역대급’이다.

알카라스는 “경쟁이 서로를 더 강하게 만든다. 신네르가 있기에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다”며 라이벌 관계를 반겼다. 알카라스는 2022년 US오픈을 시작으로 프랑스오픈(2024, 2025년)과 윔블던(2023, 2024년)에서 각 두 번 우승하면서 메이저대회 통산 5승을 기록 중이다. 알카라스가 내년 또는 후년에 호주오픈까지 제패하면 우상인 나달(당시 24세)을 넘어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 기록을 쓸 수 있다.

신네르는 호주오픈(2024, 2025년)과 US오픈(2024년)에 이어 윔블던 챔피언 타이틀까지 따내면서 메이저대회 4회 우승 기록을 남겼다. 신네르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프랑스오픈 우승만 남겨두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넘어야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계속 배우려 노력한다. 오늘도 그가 나보다 더 잘하는 몇 가지를 발견했다. 그 부분을 개선하면서 준비하겠다. 우리는 결국 또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에서 만날 때마다 명승부를 펼치는 두 선수는 경기 후엔 서로를 존중하는 스포츠맨십을 보인다. 준우승 후 “패배는 언제나 힘든 일”이라고 말했던 알카라스는 시상식에선 시종 미소를 지으며 우승자 신네르에게 축하를 보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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