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최하위 키움, 27승 3무 61패 승률 0.307
후반기 앞두고 감독·단장·코치진 대거 ‘물갈이’
키움은 지난 14일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를 보직 해임했다고 밝혔다.
오는 1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로 시작하는 후반기부턴 설종진 퓨처스(2군)리그 감독이 감독대행으로서 지휘봉을 잡는다.
2025시즌 전반기, 말 그대로 암흑기를 보냈던 키움은 결국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코치진도 크게 개편됐다.올해 키움은 91경기에서 27승 3무 61패를 기록, 줄곧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팀 평균자책점(5.47)과 타율(0.237)도 모두 최하위를 찍었으며, 승률은 0.307로 간신히 3할을 넘겼다. 연패 당시엔 2할대까지도 내려갔다.
투타가 전부 붕괴된 가운데 연패 또한 일상이었다.키움은 지난 5월 구단 창단 최다 10연패 신기록을 작성한 것은 물론, KBO리그 역대 월간 최다 패(22패 1무 4승)라는 굴욕도 당했다.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4-3으로 가까스로 승리를 챙겼지만, 그전까지도 7연패 수렁에 빠져 있었다.
여기에 더해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2년 차 선발 투수 김윤하는 기량을 다듬기도 전에 실전에 투입되며 올 시즌 승리 없이 10패를 쌓고 KBO리그 선발 최다 연패(15연패)라는 수모를 겪었다.
올 시즌 키움의 추락은 예견된 결과였다. 리빌딩 3년 차에 접어든 키움의 전력은 역시나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던 지난 2년보다 확연히 약해졌다.
가을야구를 이끌던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이 잇따라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선발 마운드를 지키던 토종 에이스 안우진도 2023년 12월 군에 입대했다.
그런 가운데 키움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투수 1명, 타자 2명으로 운영하는 파격을 시도했다. 그리고 이는 모두의 예상대로 파격보다 무모에 가까웠다.키움은 개막 전 케니 로젠버그-하영민-김윤하-정현우-윤현으로 구성된 5선발을 구상했다. 다만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며 이들 중 로테이션을 제대로 소화한 건 로젠버그와 하영민 둘 뿐이었다.
로젠버그는 13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4패, 평균자책점 3.23으로 제 몫을 다했지만, 홀로 에이스 역할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는 지난달 8일 고관절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되며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았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두 명도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전력 누수가 가중됐다.
3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야시엘 푸이그는 3월 타율 0.324로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4~5월 타율이 0.212까지 떨어지며 5월에 방출됐다.
또 다른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 역시 3월 타율 0.379로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지만, 4월(0.203)과 5월(0.218) 타율이 급락했고, 지난달 오른쪽 굴곡근 힘줄 손상 진단을 받아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로써 외국인 선수 3명 모두 부상과 부진 속에 전반기 내내 자리를 지키지 못했고, 키움의 외국인 타자 2명 기용 전략은 치명적인 악수로 돌아왔다.
그나마 키움에게는 라울 알칸타라(3승 2패)와 라클란 웰스(1승 1패)가 합류한 뒤 마운드가 안정을 되찾았다는 점이 위안거리로 남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활약은 외국인 타자 2명 체제의 실패를 더욱 뚜렷하게 반증하는 결과가 됐다.
이 같은 극심한 부진 속에서 선수단의 심리적 부담도 상당했다. 주장 송성문은 지난 5월31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10연패를 끊은 뒤 눈물을 흘리며 그간 선수단이 느낀 어려움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송성문은 지난 12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우리 팀이 객관적으로 봐도 뎁스가 약하고 주전 라인을 놓고 봐도 다른 팀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선수들이 노력하고, 각자의 능력을 갈고닦다 보면 결국 강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분전할 것을 다짐했다.
이미 최악을 경험한 키움이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단행된 감독 교체가 팀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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