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잃게 생겼다" 공무원들 집단 반발…난리 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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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가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 230여만명을 대상으로 업무 성과를 보고하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자신의 생산성을 입증하지 않으면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지만, 일부 부처의 고위 관료들은 직원들에게 해당 이메일을 무시하라고 지시했다. 연방정부 내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머스크와 행정부 관료들 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주 성과 설명해야”

머스크는 23일(현지시간) ‘당신은 지난주에 무엇을 했습니까’라고 묻는 이메일을 인사관리처(OPM)를 통해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발송했다. 또한 24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지난주 성과를 5개 항목으로 작성해 제출하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머스크는 이메일 발송 몇시간 전 X(옛 트위터)에도 게시글을 올려 “모든 연방 공무원들이 곧 ‘지난주에 무엇을 했는지’를 설명하라는 이메일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 이메일에 응답하지 않으면 사직으로 간주할 것이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이메일에선 사직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거들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머스크가 자신의 역할에서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이같은 행동 패턴이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하던 당시 직원들에게 압박을 가했던 방식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FBI·DNI 등 반발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사격에 나섰음에도 머스크의 이메일을 받은 각 부처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각 부처의 수장들마저 해당 이메일을 무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FBI 인사들도 인사관리처(OPM)로부터 정보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받았을 수 있으나 FBI는 자체 절차를 통해 내부 검토를 실시할 것"이라며 “지금은 (이메일에 대한) 답변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직원들에게 내부 메시지를 통해 “업무의 민감성 및 기밀 수준을 고려할 때 정보기관 근무자들은 인사관리처 이메일에 답변해서는 안 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에선 티보르 나기 관리 담당 차관 직무대행이 직원들에게 “어떤 직원도 자신의 지휘 체계 밖으로 자신의 활동을 보고할 의무가 없다”며 “국무부가 직접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메일 발송을 담당한 OPM이 연방 공무원들이 보낸 수백만 개의 이메일을 실제로 검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DOGE가 OPM의 직원도 수십명 해고했기 때문에다.

OPM의 보안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법률 고문인 션 케베니는 “OPM이 과거에 중국의 (해킹) 표적이 되었다”며 “이 이메일에 대한 답변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보호 조치가 마련되어 있다는 보장을 받지 못했다”고 내부에 의견을 밝혔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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