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분야에 3년간 약 75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성공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민간 기업 좌담회 이후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AI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24일 중국 경제매제 차이롄서(财联社)에 따르면 우융밍(吴泳铭)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앞으로 3년간 클라우드와 AI 인프라에 3800억 위안(약 75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알리바바가 해당 분야에 지난 10년 간 투자한 총액을 넘어서는 액수이자 중국 민영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금액이다.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분야 자회사인 ‘알리 클라우드’는 아시아 1위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이다. 우 CEO는 지난 20일 열린 ‘2025년 회계연도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우리는 전자상거래와 ‘AI+클라우드’에 집중하고, 새로운 기술 흐름이 가져오는 사업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알라바바 측은 AI 클라우드 관련 수익이 최근 6분기 연속으로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고 전했다.이러한 성과는 실제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는 21일 종가 기준 지난해 연말 대비 68% 급증했다. 딥시크로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애플이 알리바바와 손잡고 중국에서 AI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을 것이라는 보도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특히 이번 대규모 투자 발표가 지난 17일 시 주석이 주재한 민간기업 좌담회에 창업자인 마윈(馬雲)이 등장한 뒤 나왔다는 점에 현지 매체들은 주목하고 있다. 그는 2020년 10월 한 포럼에서 중국 당국을 공개 비판했다가 당국의 눈 밖에 났다. 이후 3년 넘게 해외를 전전하며 은둔 생활을 해야했고, 지난해 중국으로 돌아와 알리바바 내부 행사 등에서 모습을 드러내왔다. 중국 정부가 이번 좌담회에 마윈을 초청한 것은 그의 공식적인 복권을 대내외에 알리는 자리였고, 이에 알리바바가 역대급 AI 투자로 화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도 대규모 AI 투자에 나섰다. 바이트댄스는 올해 AI 관련 설비 투자를 위해 120억 달러(약 17조 원) 이상을 편성했다고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세부적으로 AI 개발 칩 확보에 55억 달러, AI 훈련을 위한 설비 구축에 68억 달러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