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힘빼는 파나소닉·CATL … 삼성SDI는 "2027년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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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등 해외 기업들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힘을 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하기가 까다로운 데다 막상 제품을 내놔도 높은 가격 때문에 시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반면 삼성SDI는 2027년 양산 계획을 밀어붙이며 전고체 배터리를 통해 시장 판도를 뒤집는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힘빼는 파나소닉·CATL … 삼성SDI는 "2027년 양산"

1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파나소닉의 기술개발 총괄 임원은 최근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몇 년 안에 불가능하고, 개발에 성공해도 수요처가 전동공구 등 소규모 제품에 그칠 것이란 메시지를 임직원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가 아닌 고체 전해액을 쓰는 제품이다. 이론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액체 기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높은 데다 화재 가능성도 대폭 낮아진다. 업계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게임체인저’ 또는 꿈의 배터리로 부르는 이유다.

그러나 파나소닉은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적 장벽이 높은 탓에 몇 년 안에 상업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가격을 떨어뜨리긴 어렵다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온이 이동하며 전기를 축적하는데, 이온이 고체 전해액을 뚫고 이동하도록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대표 배터리기업 CATL도 전고체 배터리의 시장성에 의문을 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자신감을 보인 CATL은 올 들어 “2027년까지 중간 단계 수준의 전고체 배터리를 소량 생산할 것”이라며 수위 조절에 들어갔다. 양산 여부와 관련해선 “도전적 과제”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선 CATL이 2027년 양산 목표는 지키되 전고체 배터리가 아니라 ‘반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애초 전고체 배터리의 시장성에 회의적이던 LG에너지솔루션도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연구개발(R&D)은 계속하지만 양산은 2030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

삼성SDI만 다른 모습이다. ‘2027년 양산’ 계획을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삼성SDI는 수원 R&D센터의 파일럿 라인에서 시제품을 제작·검증하며 양산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고객사와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값비싼 프리미엄 전기차부터 장착하기 시작해 적용 차량을 넓혀나간다는 구상이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업계에서 전고체 배터리 회의론이 강해지는 분위기”라며 “이런 상황에서 삼성SDI가 ‘나 홀로 양산’에 성공하고, 고객사들의 호평을 받으면 시장 판도가 확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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