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UFC 승자에 직접 축하 전화
화끈 격투기, 사업·정치 여정과 밀착
정치·소통의 ‘파격’ 트럼프와 닮은꼴
지난 13일(현지시간) 피파(FIFA) 클럽월드컵 결승전에 참석하는 등 스포츠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합격투기 단체 UFC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점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같은 그의 행보를 두고 그의 정치철학과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격투기’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 내슈빌에서 열린 UFC 경기에서 승리한 데릭 루이스에게 축하전화를 걸었던 사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UFC 경기 결과를 챙기는 것은 물론, 축하 전화를 건넬 정도로 애정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는 피파 클럽월드텁 결승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중들로부터 야유세례를 받았던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글로벌 스포츠’인 축구와 ‘미국 우선주의’ 대통령의 복잡한 관계를 보여준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아이오와 유세에서 내년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백악관에서 UFC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UFC의 팬층이 자신의 지지층과 교집합이 매우 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경기가 성사된다면 백악관에서 개최되는 첫 프로 스포츠 이벤트가 된다. UFC는 백악관 대회 준비에 착수한 상태로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백악관 대회에 “모두가 출전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6일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UFC 309 경기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함께 관람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바 있다. 당시 두 사람은 옥타곤 바로 앞에 마련된 수만달러 이상의 VIP 좌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사실이 관심을 끌었던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뉴저지주에서 열린 UFC 316 경기도 참관했다. 이 자리에는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아들 에릭 트럼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이 동행하기도 했다. 이 경기에는 머스크는 동행하지 않았다.
오는 19일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UFC 318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 여부가 관심을 모았지만,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은 불투명하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UFC 사랑’은 UFC가 트럼프의 정치 철학과 개인적인 성향, 대중과의 소통 방식이 UFC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정치·외교 무대에서 자신을 ‘협상가’로 규정하는 자신의 정치 성향과 일맥상통한다. 강렬하게 상대를 압도하는 격투기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방식과 닮아있다는 것이다.
다른 격투기와 달리 기술이 제한되는 정도가 매우 낮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기존 정치의 문법’을 깨고 직설적 화법으로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성향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UFC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향하는 ‘소통방식’과도 궤를 같이 한다. UFC는 주류 스포츠로 취급받지 못했지만, 화려한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가미되면서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1월 20일 대통령 취임 당시 행정명령 서명식을 ‘쇼’처럼 진행했던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같은 방식으로 대중과의 소통을 중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격투기 비즈니스에서 사업을 성장시켜왔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 소유의 카지노 리조트 등에서 마이크 타이슨 등의 복싱 경기를 유치하며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복싱계의 전설적 프로모터 돈 킹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레슬링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88년과 1989년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최대 이벤트인 레슬매니아를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의 트럼프플라자에서 개최하는 등 적극적 후원자 역할을 자처했다. 2007년에는 레슬링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던 바 있다. ‘억만장자들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진 경기에서 그는 빈스 맥마흔 당시 WWE 회장과 ‘삭발 내기’를 펼쳤던 바 있다. 빈스 맥마흔은 트럼프 2기 정부의 교육부장관이자 1기 정부에서 중소기업청 장관이었던 린다 맥마흔의 남편이다.
이같은 격투기와의 인연은 UFC로도 이어졌다. UFC의 화이트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도움으로 UFC의 사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자주 언급하곤 한다. 화이트 CEO는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