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캡틴 린가드가 FC안양과의 ‘연고지 더비’에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서울은 22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라운드 안양과 홈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개막전 제주SK 원정에서 0-2로 패하며 아쉬운 출발을 보였던 서울은 홈 개막전에서 안양을 꺾고 승전고를 울리며 시즌 초반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했다.
안양과의 경기는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다. 안양 LG치타스에서 현재의 FC서울로 향하는 과정에서 둘러싼 연고지 논쟁으로 인해 K리그 내 새로운 구도가 생겼기 때문. 전신인 치타스 시절부터 이어진 서울은 2004년 지금의 상암으로 보금자리를 돌아온 것을 두고 ‘연고지 복귀’라 칭했고, 하루아침에 팀을 잃은 안양 팬들은 ‘연고지 이전’으로 부르며 부딪혔다.
영하권을 오가는 날씨 속 이날 상암에는 4만 1415명의 구름 관중이 들어찼다. A매치 못지않은 열기 속 치른 두 팀의 경기. 개막전 서울은 패하고, 안양은 ‘디펜딩 챔피언’ 울산HD를 꺾고 온 뒤라 엇갈린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시작됐다.
전반전 0-0으로 마친 두 팀은 후반전에서 승부가 갈렸다. 후반 초반 린가드의 행운의 선제골이 터졌다. 역습 상황에서 정승원이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와 충돌해 넘어졌고, 이어 흐른 볼을 린가드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린가드의 슈팅은 상대 발 맞고 굴절되며 김다솔 골키퍼의 키를 넘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린가드는 선제골과 함께 OTT 넷플리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을 연상케 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공세를 이어간 서울은 몰아치기 시작했고 후반 34분 코너킥 후 이어진 공격에서 린가드가 올린 크로스를 야잔이 떨궈줬고, 루카스가 슈팅으로 돌려놓으며 2-0을 만들었다. 린가드는 추가골의 기점 역할까지 맡으며 팀 추가골에 힘을 보탰다.
이후 야잔의 백패스 실수로 최성범에게 만회골을 내줬으나 1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연고지 더비’에서 승점 3을 추가하며 개막전 패배를 빠르게 씼어내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경기 후 린가드는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양이 롱볼에 의존하기에 이에 대처하는 부분을 준비했다. 초반 20분 롱패스 전개가 많으면서 혼돈이 있었지만, 점차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다고 생각한다. 막판 실점이 다소 아쉬웠지만 축구에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초반 분위기를 잘 잡았던 것이 승리의 요인이다. 상대가 많이 뛰는 팀인데, 우리가 그런 부분에서도 지지 않았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 다음은 FC서울 공격수 린가드의 수훈선수 기자회견 일문일답.
Q.두 팀의 관계를 들었을 텐데, 어떤 이야기를 주장으로서 해줬는가
이런 경기에 나설 수 있어서 좋다. 선수들에게는 우리가 ‘더비’라는 부분에 너무 집중하지 말자고, 거기에 빠지지 말자고 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겪는 하나의 경기라고 생각하자고 강조했다.
Q. 선제골 당시 약간의 행운이 따랐는데
저는 럭키가이다. 운이 좋았다. 골에 있어서 노력하는 부분이 있었다. 일어날 때 긍정적인 마음으로 시작하려고 하고, 가진 것에 감사하고자 한다. ‘긍정적인 주파수’를 삶의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찾아가고 있었다. 훈련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하려고 했다. 지난 2주 동안 그러면서 긍정적인 느낌이 왔던 것 같다. 충분히 넣을 수 있던 골이었다. 좋은 기운을 받기 있기에 운이 따랐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Q. 여러 더비를 뛰었을 텐데 오늘 서울과 안양의 라이벌리는 어땠는지
영국 더비와는 많이 달랐다. 영국 내 더비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과거 맨유에서 뛰던 시절)스콜스, 긱스, 루니 등이 있었다. 더 거칠어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시대가 달라진 것도 있었고, 외국인 선수들도 많아졌다. 그래도 더비는 더비다. 더 많이 뛰어야 하는 것도 있고, 이겨야 하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우리가 ‘더비’라는 의미에 너무 빠질 필요는 없다. 차분하게 준비하고자 했다.
Q. 더비 관계를 떠나 ‘K리그2 승격팀’으로서 안양을 평가한다면
명확한 스타일이 있는 팀이다. 그런 부분은 좋다고 생각한다. 안양이 우리를 위협했던 모습도 있었다. 색채가 있는 팀이기에 저력을 보여줄 것이다. 앞으로 안양을 상대하는 팀들이 직선적인 플레이, 크로스 플레이에 압박을 받을 것 같다.
Q. 정식 주장 부임 후 첫 승리다. 어떤 의미인가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최대한 많이 승리해 좋은 분위기를 초반 이어가고싶다. 지난 경기에서 패했다. 다행히 2라운드 만에 승점 3을 갖고 시즌을 시작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승에 대해 논하지는 않겠지만, 오늘처럼 우리가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고, 최소한 패한다면 톱4를 이야기하는 시간도 있고, 우승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생길 것이다.
Q. 세리머니 의미는
‘오징어 게임’을 너무 재밌게 봤고 좋아한다. 극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나온 ‘얼음~’을 따라했다.
[상암=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