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점퍼’ 우상혁 국제대회 7번 모두 우승…“쉬는 건 은퇴하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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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출전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우상혁.  진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올 시즌 출전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우상혁. 진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스마일 점퍼’ 우상혁(29·용인시청)은 올 시즌 국제대회에 7번 출전해 모두 우승했다. 12일 모나코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2m34를 넘어 시즌 최고 기록을 작성하며 정상에 올랐다. 전 세계 남자 높이뛰기 선수 중 올 시즌 실외대회에서 2m34를 넘은 선수는 우상혁이 유일하다.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 7위(2m27)에 그쳤던 우상혁이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우상혁은 전지훈련과 국제대회 참가를 위해 두 달 가까이 유럽에 머물다 13일 귀국했다. 21일부터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다시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주요 높이뛰기 대회는 대부분 경기가 야간에 열리지만, 우상혁은 늘 이른 아침부터 훈련한다. 22일 오전 웨이트트레이닝을 마친 뒤 만난 우상혁은 “그래야 사람이 부지런해질 수 있다”고 했다. 2019년 슬럼프를 겪었던 우상혁은 “그 후로 완전히 ‘아침형 인간’이 됐다”고 말했다.

우상혁의 일상은 훈련과 실전의 반복이다. 우상혁은 “올림픽을 마친 뒤 ‘쉬는 건 없다’고 마음을 먹었다”면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나 자신에게 여유를 줄 생각이 없다. 쉬는 건 은퇴하고 하면 된다”고 했다.

우상혁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이 진천선수촌에 걸려 있다. 진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우상혁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이 진천선수촌에 걸려 있다. 진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우상혁이 매일 오가는 선수촌 트랙과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장 사이에는 파리올림픽 때 자신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다. 우상혁은 “‘빡빡머리’를 했을 때의 모습이 담겨 있어서 지나갈 때마다 안 볼 수가 없다. 항상 ‘초심을 생각하자’며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맘때 치른 파리올림픽은 우상혁에겐 ‘잊어서는 안 될 대회’다. 한국 육상 최초 세계육상실내선수권 우승(2022년), 세계선수권 은메달(2022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023년) 등 새 역사를 썼던 우상혁은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첫 메달에 도전했다. 당시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삭발까지 하며 “모든 걸 걸었다”고 했다. 하지만 개인 최고기록(2m36)에 한참 못 미치는 2m27(7위)을 넘는 데 그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쏟았다.

우상혁은 “그때는 ‘이제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높이뛰기를 하기도 싫었다. 그런데 코치님이 나의 마음을 알아채셨는지 ‘다음 주에 실레시아(다이아몬드리그) 뛰어야 하니 집중하자’고 하셨다”고 했다. 올림픽을 치르고 2주 만에 나섰던 실레시아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m29를 넘은 우상혁은 다음 대회인 로마 다이아몬드리그에서 곧바로 2m30을 넘고 우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 2m31을 세 차례 실패한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우상혁. 동아일보 DB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 2m31을 세 차례 실패한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우상혁. 동아일보 DB

우상혁은 “올해 이렇게 다시 뛸 수 있는 건 올림픽 직후 다이아몬드리그에 참가해 내 경기력을 재확인한 덕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이후 공백기가 있었다면 ‘내가 다시 2m30대 기록을 뛸 수 있을까?’라며 계속 의심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도균 코치는 다이아몬드리그를 마친 뒤 우상혁에게 “몸이 안 좋아서 (올림픽에서) 못 뛴 게 아니다. 심리적인 문제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우상혁은 “코치님의 말을 들은 뒤부터 다시 희망의 불씨가 타올랐다”고 회상했다.우상혁은 얼마 전 대한체육회 105주년 기념행사에서 한 육상 꿈나무에게 “훈련 방법을 조언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세계 정상급 선수 우상혁의 훈련 방법을 궁금해한다. 하지만 우상혁은 “잘한다고 해서 ‘엄청난 것을 하겠지’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은 늘 하던 걸 한다. 단순하지 않으면 오래갈 수 없다”면서 “좋은 순간을 더 길게 가져가고 싶으면 좋은 건 하루로 끝내고 다시 훈련을 똑같이 해야 한다. 그래야 컨디션이 나쁠 때도 몸속에 남아있는 잘된 훈련의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다”고 했다.

다음 달 6일 출국하는 우상혁은 실레시아 다이아몬드리그 대회, 취리히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을 소화한 뒤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에 도전하는 우상혁. 진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에 도전하는 우상혁. 진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진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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