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우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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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국제대회 7번 참가해 모두 우승… 모나코 대회에선 2m34 시즌 최고
“파리 올림픽 때 빡빡머리 사진 보며
항상 초심 생각하자고 마음 다잡아
쉼 없는 훈련-실전, 휴식은 없다”

언제나 1등을 꿈꾸는 우상혁이 22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손가락 한 개를 들어 보이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7위에 그쳐 눈물을 흘린 우상혁은 올해 출전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진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언제나 1등을 꿈꾸는 우상혁이 22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손가락 한 개를 들어 보이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7위에 그쳐 눈물을 흘린 우상혁은 올해 출전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진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스마일 점퍼’ 우상혁(29)은 올 시즌 국제 대회에 7번 출전해 모두 우승했다. 12일 모나코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2m34를 넘어 시즌 개인 최고기록을 작성하며 정상에 올랐다. 2m34는 올 시즌 전 세계 남자 높이뛰기 선수 중 2위(실외경기 기준)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7위(2m27)에 그친 뒤 굵은 눈물을 쏟았던 우상혁은 다시 세계 최고를 꿈꾸고 있다.》우상혁은 전지훈련과 국제대회 참가를 위해 두 달 가까이 유럽에 머물다가 13일 귀국했다. 21일부터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22일 우상혁과의 인터뷰는 오전 웨이트트레이닝을 마친 뒤에 진행됐다. 이른 아침부터 훈련을 하는 이유에 대해 우상혁은 “일찍부터 훈련해야 부지런해질 수 있다. 2019년 슬럼프를 겪은 뒤부터 ‘아침형 인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쉼 없는 훈련과 실전 소화는 우상혁의 일상이다. 그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을 마친 뒤 ‘쉬는 건 없다’고 마음먹었다.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나 자신에게 여유를 줄 생각이 없다. 은퇴한 뒤 쉬면 된다”고 했다. 그가 이렇게 마음을 다잡은 건 당시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첫 메달에 도전했다. 앞서 한국 육상 최초 세계육상실내선수권 금메달(2022년), 세계선수권 은메달(2022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023년) 등 새 역사를 썼던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삭발까지 하며 모든 걸 걸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올림픽 무대에서 그는 개인 최고기록(2m36)에 한참 못 미치는 2m27을 넘는 데 그쳤다.

우상혁이 매일 오가는 진천선수촌 트랙과 체력 훈련장 사이엔 파리 올림픽 때 자신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우상혁은 “내가 ‘빡빡머리’를 했을 때의 모습인데 숙소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안 볼 수가 없다. 현수막을 볼 때마다 ‘초심’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말했다.

올림픽 이후 좌절감에 빠져 있던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사람은 김도균 코치(46)였다. 우상혁은 “그때는 ‘이제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높이뛰기는 쳐다보기도 싫었다. 그런데 코치님이 내 마음을 알아채셨는지 ‘다음 주에 실레시아(실롱스크 다이아몬드리그) 뛰어야 하니 집중하자’고 하셨다”고 했다. 올림픽 이후 2주 만에 나선 실롱스크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m29(4위)를 넘은 우상혁은 다음 대회인 로마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m30을 넘고 우승했다. 김 코치는 다이아몬드리그를 마친 뒤 우상혁에게 “몸이 안 좋아서 (올림픽에서) 못 뛴 게 아니다. 심리적 문제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우상혁은 “코치님의 말을 들은 뒤부터 다시 희망의 불씨가 타올랐다”고 회상했다.


우상혁은 “올해 내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 지난해 올림픽 직후 다이아몬드리그에 참가해 내 경기력을 재확인한 덕분”이라면서 “올림픽 후 공백기가 있었다면 ‘내가 다시 2m30대 기록을 뛸 수 있을까?’라며 계속 스스로를 의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6일 독일로 출국하는 우상혁은 실롱스크 다이아몬드리그 대회, 취리히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을 소화한 뒤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경기 장소는 2021년 도쿄 올림픽이 열렸던 도쿄 국립경기장이다.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에서 2m35를 뛰어 ‘깜짝 4위’에 오르며 세계적 점퍼로 도약했다. 한국 육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금메달에 도전하는 우상혁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안 해본 게 없다. 과한 준비보다는 ‘하던 대로만 하자’는 생각이다. 그러면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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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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