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위축하면서 개인사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뚝뚝 떨어지는 금리에 이자 부담은 일부 덜었지만, 동시에 사업자금을 어떻게 안전하게 모으고 불려야 하는지 고민은 많아졌다. 은행들은 ‘예테크’(예금+재테크) 여부를 고민하는 ‘사장님’들을 겨냥해 전용 상품을 선보였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낮췄다. 이에 따라 12개월 만기 상품의 기본금리가 연 2.0%에서 연 1.8%로 떨어졌다. 하나은행도 비슷한 시기 ‘하나의 정기예금’ 등 주요 예금상품 금리를 0.1~0.3%포인트 내렸다. 하나의 정기예금 기본금리(12개월 만기)의 경우 연 2.4%에서 연 2.2%로 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에 은행권 전반의 예적금 수익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은행에서 판매 중인 38개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평균 연 2.69%로 집계됐다. 은행이 제시하는 각종 조건을 충족해야 받는 우대금리를 모두 확보해도 기준금리(연 2.75%)보다 낮다. 16개 적금(정액 적립식)의 최고금리도 평균 연 3.33%에 불과하다.
금리상품의 수익률이 계속 내리막을 타자 은행에 예치돼있던 자금도 빠져나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저축성예금 포함)은 629조4038억원으로 전달보다 20조7203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7월(29조1395억원)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이탈했다. 이 여파로 이들 5대 은행의 지난달 총수신(2069조3048억원)도 한 달 만에 5조1866억원 줄어들었다.
고금리 상품이 점점 자취를 감추는 상황에서 최근 개인사업자에게 최고 연 6~8% 수익률을 제공하는 적금이 나와 관심을 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2일 최고 금리가 연 6%(6개월 만기)인 ‘KB사장님+적금’을 출시했다. 기본금리는 연 2%로 국민은행 계좌로 매출정산을 입금하는 등 몇몇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 받을 수 있다. 납입금액은 1000원 이상 50만원 이하다.
하나은행이 지난 3월부터 판매 중인 ‘하나더소호’는 최고 연 8%의 금리를 준다. 기본금리는 연 2%(12개월 만기)로 카드가맹점 입금실적 보유기간과 가맹점 입금 카드사 수에 따라 최고 연 6%포인트를 우대금리로 더 받을 수 있다. 가입금액은 월 1만~30만원이다.
포인트를 많이 주는 ‘사장님 전용 체크카드’도 눈길을 끈다. iM뱅크의 개인사업자 전용 체크카드인 ‘굿럭 소호 체크’는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백화점, 배달앱 등 사업 필수업종에서 결제하면 구매대금의 0.5~0.7%에 해당하는 포인트가 쌓이도록 설계됐다. 국세와 4대보험료를 낼 때도 0.5%의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김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