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다음달부터 전국 29개 대학의 이공계 대학원생 약 5만 명을 대상으로 매월 80만~110만 원 수준의 연구생활장려금을 지원한다. 정부는 이공계 대학원생의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과기정통부는 25일 ‘이공계 연구생활장려금 지원사업’ 참여 대학 29곳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안정적인 연구 기반을 제공하기 위한 재정지원 프로그램으로 석사과정은 월 80만 원, 박사과정은 월 110만 원 이상의 최저지급액을 보장받는다.
선정된 대학은 서울대, 부산대, 가천대 등 수도권 16개, 비수도권 13개교로 지역별로 고르게 분포됐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월부터 한 달간 공모를 진행했으며 신청한 대학의 사업 운영 역량을 평가한 뒤 전 대학을 참여 대상으로 확정했다.
이번 지원은 이공계 대학원생을 위한 ‘한국형 스타이펜드(Stipend)’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 이뤄졌다. 한국형 스타이펜드란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지급되는 학생지원금을 통합해 체계적으로 관리해 학생연구자의 경제적 안전망을 확충하고 전반적인 처우 수준을 개선하는 연구개발(R&D) 지원제도다.
해외에선 유사한 형태의 제도가 이미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미국에서 시행하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대학원생에게 제공되는 장학금 제도나 연구조교·교육조교 제도를 통해 학비를 면제받고 생활비를 지원받는 어시스턴트십 제도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번 사업에는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지원 체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개선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존에는 연구책임자가 학생지원 전반을 전담했지만 이제는 정부와 대학이 그 부담을 분담하는 것이다. 또 대학 단위의 종합관리체계를 도입해 지원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과기정통부는 지원 대상 학생을 정확히 파악해 관리하고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잔여 예산 등을 고려해 하반기에도 추가 공모 진행을 검토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이 대학원생의 연구 몰입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우수한 인재 유치를 통해 대학의 연구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 유관기관인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이번 지원은 한국형 스타이펜드의 첫 걸음으로 앞으로 더 많은 학교와 이공계 대학원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글로벌 기술경쟁을 선도할 핵심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연구책임자뿐만 아니라 정부와 대학의 적극적인 노력이 함께 수반돼야 한다”라며 “3자 협력체계를 토대로 과학기술 인재들이 경제적 걱정 없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