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1000원' 깨졌다…돌연 '엔화 가치' 급락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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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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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까지 100엔당 1000원을 넘겼던 원·엔 환율이 이달 들어 950원대까지 낮아졌다. 미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일본이 기준금리를 높이지 못할 것이란 예상에 상대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원·엔 환율의 향후 움직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17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원·엔 재정환율(오후 3시 30분 기준)은 이날 100엔당 957원19전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1009원52전으로 100엔당 1000원을 상회했던 원·엔 환율은 이달 2일 968원30전까지 급락한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일본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2회 인상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미국의 상호관세율이 발표된 이후 불확실성을 우려한 일본은행이 예상만큼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퍼졌다”며 “최근 원화 강세 움직임이 탄력을 받은 만큼 단기적으로 원·엔 환율이 940원대 수준까지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미국 증시가 상승할 때 엔화 가치가 하락하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하락하던 미국 증시가 최근 급반등하면서 엔화 가치도 하방 압력을 받았고, 원·엔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그러면서 “미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전제 하에도 원·엔 환율이 단기적으로 930~940원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엔화 가치가 원화 대비 상대적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이낙원 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최근 일본의 물가 지표가 낮아지면서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유인이 낮아져 엔화 가치가 하락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주변국에 비해 일본의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고, 일본의 성장률이나 소비 등 거시경제 지표가 모두 한국보다 좋기 때문에 다시 원·엔 환율이 1000원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일본은행이 당장은 아니지만 올해 한 번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하락세인 한국과 달리 일본은 분명 기준금리 상승 기대감이 남아있기 때문에 원·엔 환율이 960원을 기준으로 상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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