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산 정상 표지석에 ‘본드 테러’… 잇단 훼손, 누가 왜?

17 hours ago 1

범시민 금정산보존회, 금정구청 제공

범시민 금정산보존회, 금정구청 제공
부산 금정산 고당봉(해발 801.5m) 정상에 설치된 표지석이 또다시 훼손돼 복원 조치가 진행 중이다.

해당 표지석은 지역을 상징하는 명소로, 과거에도 여러 차례 훼손된 전력이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고당’ 위에 ‘금정’ 덧씌운 종이…본드 자국으로 손상

14일 부산 금정구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고당봉 표지석이 훼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 확인 결과, 표지석에 새겨진 ‘고당’이라는 글자 위에 ‘금정’이라 적힌 노란 종이가 본드와 양면테이프로 붙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청 측이 오후 2시경 현장을 확인했을 당시, 종이 자체는 이미 누군가에 의해 제거된 상태였다. 그러나 본드를 사용한 흔적으로 인해 글자 도장 면 일부의 색이 벗겨졌으며, 표면에는 접착제 잔여물도 남아 있었다.

■ 반복된 훼손…2018년엔 거울 붙이기도금정구는 전문 복원업체를 통해 표지석에 남은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글자 훼손 부위에 대한 정비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관계자는 “정상부에는 CCTV가 없어 행위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경찰 수사 의뢰 여부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금정산 고당봉 표지석을 둘러싼 반복적인 훼손 사례 중 하나다. 지난 2018년에는 표지석 뒤편에 거울 세 장이 부착된 채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 국립공원 지정 추진 중…표지석 보호 필요성 커져

부산시는 현재 금정산 일대 약 7만3000㎢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금정산은 수달, 붉은배새매 등 멸종위기종 13종을 포함한 1782종의 생물 서식지이자, 60개의 자연경관과 105점의 문화자원이 분포한 지역으로 보전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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