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16일 인천의 한 건물 앞 공영주차장에서 벌어졌다.
고등학교 3학년 A군은 학원 수업을 마치고 건물을 나오던 중, 근처 주차장에서 여성이 맞는 소리와 함께 남성의 고성이 들리는 것을 목격했다.
남성은 상의를 벗은 채 한 여성을 폭행하고 있었고, 알고 보니 이들은 부부 사이였다.
이때 A군과 눈이 마주친 남성은 "뭘 쳐다봐, 개XX야"라고 소리치며 A군에게 달려들어 폭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A군의 머리채를 잡고 무릎으로 얼굴을 가격하고, 발로 밟는 등 집요하게 폭행했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은 "당시 남성이 여성의 얼굴을 때리길래 말렸더니 나를 때리려 해 도망쳤다"며 "그때 A군을 보고 달려가 폭행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날 남성의 무차별적인 폭행으로 A군을 포함해 총 6명의 시민이 피해를 입었다. 그는 지나가던 시민들에게도 주먹을 휘두르고 넘어뜨리는 등 난동을 부렸다.
심지어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뒤에도 남성의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경찰관의 머리채를 잡는 등 공무집행방해 혐의까지 더해졌다.
A군은 사건 직후 응급실로 이송됐고, 뇌진탕 진단을 받은 데 이어 코뼈 골절로 수술받았다.
A군은 어릴 적 심장 질환으로 수술받은 이력이 있어, 의료진과 논의 끝에 사건 발생 일주일 뒤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어 심리 상담도 신청해 둔 상태다.
남성은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당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후 상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A군의 부모는 남성이 경찰을 통해 합의 의사를 전했지만, "합의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