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로스앤젤레스(LA)에 온다는 소식 하나만으로도 한인 사회 전반에 활기가 도는 것 같아요. 직장 동료들도 모두 손흥민 이야기에 신이 나 있고, 그 기쁨이 눈에 보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덕영 씨(29)는 이같이 말했다. ‘천사들의 도시’ LA가 벌써 떠들썩하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52)와 ‘몬스터’ 류현진(38)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던 이 도시에서 한국이 낳은 최고의 축구 스타 손흥민(33)의 ‘찰칵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김 씨는 “원래도 손흥민이 경기를 하는 날이면, 한인 식당마다 TV로 그의 활약상을 지켜보곤 했다. 손흥민의 플레이가 많은 한인들에게 위로와 원동력이 됐기 때문”이라며 “만약 손흥민 경기가 근처에서 열린다면 무조건 달려가 직관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시간으로 7일 오전 6시 LA다운타운에 있는 BMO 스타디움에서 중대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의 LA FC 행이 기정사실로 된 만큼 이번 중대 발표는 사실상 손흥민의 ‘입단식’ 이라고 볼 수 있다. 손흥민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프리시즌 연습 경기를 끝으로 10년 동안 활약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작별했다.
손흥민은 이날 LA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땅을 밟았다. 공항은 그를 맞이하기 위해 각종 현수막과 응원 팻말을 들고 공항을 찾은 팬들로 붐볐다. 손흥민은 모습을 곧바로 안방 구장인 BMO 스타디움으로 이동한 뒤 LA FC와 티그레스(멕시코)의 리그컵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나 LA FC가 누리게 될 가장 큰 이익은 5000만 한국인을 팬으로 갖게 된다는 점이다. 손흥민의 전 소속팀 토트넘 역시 손흥민의 인기를 바탕으로 유니폼 판매는 물론 프리시즌 투어, 스폰서 유치 같은 다양한 혜택을 누렸다. 금호타이어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아시아 시장 확대하기도 했다.
LA FC의 연고지가 LA라는 점도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LA는 이미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동네다. 박찬호와 류현진이 몸담았던 LA 다저스가 LA에 연고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LA는 약 32만 명의 한인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으로 미국에서 한인 인구가 가장 많다.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미국 한인 사회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이날 “LA FC는 토트넘에 MLS 역대 최대 이적료인 약 2000만파운드(약 368억원)를 지급할 것”이라 전했다. 이는 지난 겨울 MLS 애틀랜타가 공격수 엠마누엘 라테 라스(26·코트디부아르)를 영입할 때 지불한 2200만 달러(약 305억원)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앞서 ESPN과 기브미스포츠 등 미국과 영국 언론들 역시 손흥민의 이적료가 신기록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선수 한명 영입을 위한 비용이라기에 다소 과한 투자로 보일 수 있지만 구단이 오히려 이 계약을 통해 더 많은 상업적 이익을 챙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A 다저스가 일본 오타니 쇼헤이(31·일본) 영입을 통해 재미를 본 것처럼 손흥민이 LA FC에 안겨줄 마케팅과 스폰서십 효과가 이적료를 상쇄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국 방송사들이 MLS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에 나설 수도 있고,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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