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통상 분양가의 약 60% 차지
분양가 상승에 계약자 부담 가중
중도금 무이자 혜택 단지
청약 흥행 넘어 완판 행진
건설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고분양가 기조 속에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분양 사업자들이 시장 침체에도 선방하고 있다.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어 내 집 마련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실질적인 분양가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주택·청약업계에 따르면 중도금은 계약금과 잔금 사이에 납부하는 분양대금이다. 대체로 전체 분양가의 60%가량을 차지하며, 계약 조건에 따라 일정 기간에 걸쳐 분할 납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수분양자가 대출을 활용하기 때문에 분양가 부담과 함께 이자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
최근 분양가는 전국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수분양자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지난달 28일 기준 7월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976만원으로 전년(1864만원) 대비 약 6% 상승했다.
연도별로는 2020년 1585만원에서 2021년 2001만원, 2022년 2085만원, 2023년 1935만원 등으로 변동을 거듭하다가 올해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여기에 지난 6월 27일부터 시행된 대출 규제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도입도 부담 가중에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행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고 유주택자는 주담대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주담대를 활용한 주택 구입 시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며, 대출 만기도 30년 이하로 제한된다.
신용대출 역시 연 소득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고, 디딤돌·버팀목 대출 한도와 전세대출 보증 비율까지 줄었다.
분양 단지, 중도금 무이자 혜택 앞세워 수요자 눈도장
주택공급 업계는 분양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내세우는 단지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도금 대출 이자는 건설사나 시행사가 대신 부담한다.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금융비용 부담을 덜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자금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올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내세운 단지 중 상당수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부산 수영구 남천동 일원에서 분양한 ‘써밋 리미티드 남천’은 1순위 청약에서 72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6286건이 접수돼 22.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 경기도 양주시 남방동 일원에서 분양한 ‘양주역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도 정당계약 시작 5일만에 100% 계약률을 달성했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도입해 분양 중인 사업장도 적지 않다. 대표 사업장으로는 경남 김해시 신문1지구 도시개발구역 A17-1블록 ‘더샵 신문그리니티 2차’(지하 2층~지상 29층, 6개동 전용 84~93㎡ 695가구),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일원 ‘힐스테이트 회룡역파크뷰’(지하 3층~지상 33층, 12개동 전용 39~84㎡ 1816가구), 부산 동래구 낙민동 일원 ‘동래 반도 유보라’(지하 3층~지상 42층, 3개 동 전용 84㎡ 400가구) 등이 있다.
더샵 신문그리니티 2차는 중도금 60% 무이자 외에 계약금 1차 500만원 정액제도 도입했다. 인근 장유역에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개통하면 부산·울산·경남을 1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힐스테이트 회룡역파크뷰는 단지에서 수도권 지하철 1호선과 의정부경전철 회룡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와 동부간선도로도 가깝다. 동래 반도 유보라는 도보권 내 부산 지하철 1호선 동래역과 교대역, 4호선 낙민역이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강화되고 있는 각종 대출 규제에 분양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요자들의 자금 마련이 한층 어려워지고 있다”며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처럼 자금 여력이 부족한 수요층에게는 초기 계약금만 준비하면 내 집 마련에 나설 수 있어, 향후 무이자 혜택 단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