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정상회담으로 외교무대 데뷔…'국익 중심 실용외교'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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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16~1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미국·일본 등 주요국 정상과 첫 대면을 하게 된다. 지난 4일 취임 후 약 2주 만이다. “한국의 새 대통령이 어떤 외교 노선을 선택할 것인지를 국제 사회가 주시하고 있다”(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이 대통령이 구상하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가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릴레이 정상회담으로 외교무대 데뷔…'국익 중심 실용외교' 시험대

◇李 외교 데뷔무대서 에너지·AI 발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1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개막 첫날인 16일 오후 캐나다 캘거리 현지에 도착한다. G7 정상회의 첫날에는 회원국인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7개국 정상만 참여하는 세션이 진행된다. G7 정상회의는 공동체 안전과 세계 안보 증진, 에너지 안보와 디지털 전환 등을 주제로 논의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도착 당일 G7 정상 세션이 열리는 사이 다른 G7 정상회의 초청국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갖는다. 의장국인 캐나다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호주 브라질 인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정상을 초청했다.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몇몇 국가와 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튿날인 17일 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 참석해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연계를 주제로 발언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확대세션에서 안정적인 에너지 시스템 구축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위 실장은 “AI 시대를 맞아 안정적인 글로벌 AI 생태계 구축과 AI 혁신 혜택 확산을 위한 대한민국의 역할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미·한일 정상회담 가능성

이번 G7 정상회의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한미·한일·한미일 정상회담이다. 대통령실은 “다자회의의 유동적인 특성상 세부 조율이 계속되고 있어 정상회담이 이뤄질 국가를 구체적으로 얘기하긴 어렵다”고 했지만 이들 국가들과 세부 일정 조율까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취임 11일 만에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윤석열 전 대통령 이후 가장 빠른 한미 정상회담이 된다. 이 대통령이 강조했던 한미동맹 중심 외교 노선을 확인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미국을 비롯한 G7 국가들과 가치를 같이 하는 나라로서 그들과 공조하며 협의하며 대외 관계를 다뤄 나간다는 기조”라면서 “그러면서도 주변 주요국인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나쁘지 않게 가려가려고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유예 기한 종료 시점이 다가온 관세 문제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게 된다면 실무 협의를 바탕으로 정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안들에 대해 열린 자세로, 동맹의 정신으로 조속한 타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 이사장은 “시간이 많지 않아 정상들이 구체적으로 관세에 대해 논의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된다면 한미 간 복잡한 현안을 풀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힘의 외교’를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자외교를 중시하는 다른 G7 국가들 사이에서 이 대통령이 균형점을 잡아야 하는 과제도 있다. 의장국인 캐나다와 미국이 관세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 2018년 G7 정상회의 때 미국과 다른 회원국 정상이 대립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공동선언문에 서명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미래지향적 관계 모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의 과거 일본 관련 발언 때문에 일본 측에서 우려한 바가 있지만 최근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며 “두 정상이 만난다면 한일 협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걸 확인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한재영/김형규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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