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창원 LG의 ‘비브라늄’ 방패는 더 단단해졌다.
LG는 2024-25시즌 창이 아닌 방패로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 모두가 의심했던 ‘조상현표’ 수비 농구는 압도적이었고 KBL 최고의 창 자밀 워니조차 그들을 뚫을 수 없었다.
창단 첫 우승은 분명 값진 결과. 그러나 LG의 시대는 이제 시작됐을 뿐이다. 양준석과 유기상, 정인덕, 칼 타마요로 구성된 라인업은 빈틈이 없다. 양홍석과 윤원상 등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새로운 영입’과 같은 선수들도 곧 합류한다. 여기에 ‘파라오’ 아셈 마레이와 재계약했고 서브 외국선수 마이클 에릭이 합류하면서 백투백 우승 도전을 예고했다.
새 식구 에릭에게 집중해 보자. 그는 외국선수 스카우트에 일가견이 있는 LG가 고심 끝 선택한 서브 외국선수다. 물론 우려의 시선도 있다. 다만 2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그때와 달리 지금의 에릭은 완전한 서브 외국선수다.
에릭은 211cm의 엄청난 피지컬을 보유하고 있다. 여러 차례 큰 부상을 당하며 기량 저하가 심각한 수준. 과거 농구월드컵에서 ‘전성기’ 라건아를 압도했던 ‘괴수’는 이제 없다. 하나, 높이를 활용한 세로 수비, 버티는 수비는 여전히 가치가 높다.
2년 전, 4강 플레이오프에서 kt에 무너졌던 LG. 그때를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에릭의 존재감에 대해 과소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에릭은 정규리그 내내 부진했고 존재감이 없었으나 4강 플레이오프에선 마레이를 잘 막아내며 클래스를 증명,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일조했다.
세월이 흘렀으나 에릭의 수비력은 여전하다. 그렇기에 에릭은 10~15분 정도 LG가 자랑하는 수비를 잘 이어가 줄 수 있는 적임자다.
물론 ‘투 트랙’을 이어갈 수 없다는 아쉬움은 있다. 마레이와 에릭은 수비형 외국선수이기에 플레이 스타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또 다른 단테 커닝햄을 찾았던 LG다. 다만 40분 내내 압도적인 수비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건 LG가 내세울 수 있는 확실한 강점이다.
여기에 에릭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은 안정성과 성숙함이다.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으나 외국선수들의 경우 ‘돌발변수’가 적지 않다. 치나누 오누아쿠, 숀 롱과 같이 성숙하지 않은 외국선수들은 극단적인 경우. 꼭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프로 선수임을 의심케 하는 외국선수들이 존재한다(최근에는 국내선수들도 비슷한 경우가 늘고 있다). 에릭은 이러한 이슈와 거리가 먼 진정한 프로 선수다.
또 에릭은 튀르키예, 스페인, 러시아 등 유럽에서도 정상급 리그에서 활동한 선수다. 그가 가진 경험은 LG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커닝햄, 먼로와 다른 스타일의 조언과 경험을 더할 수 있는 선수다.
LG는 올 여름 전력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두경민, 전성현과 같은 베테랑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마무리할지는 변수이지만 결국 그들 없이 KBL 정상에 섰고 그 전력은 잘 유지했다. 여기에 서브 외국선수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에릭까지 합류했다. 변화가 크지 않기에 더욱 기대되는 LG다. 그들의 견고한 수비 농구는 2025-26시즌 역시 빛날 것으로 보인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