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사거리서 멈춘 차량 행렬…경찰 음주단속에 곳곳 ‘면허 정지·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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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사고 다발지점 사거리 4곳서 집중단속
운전자 “10분 전에 맥주 두 잔 마신 것…억울하다”

ⓒ뉴시스
“지금 바로 면허 취소되는 게 아니고 내일쯤 조사받고 조사관이 언제 취소되는지 알려드릴 거예요. 오늘은 대리운전 부르고 가세요.”

금요일인 7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 강남역사거리 일대. 도로 위를 메운 차량을 서울경찰청과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56명이 가로막았다. 음주운전 단속을 위해 차량도 19대가 동원됐다.

단속에 걸린 한 40대 여성 운전자는 측정 기기에 면허 취소 수준의 혈중알코올농도가 표시되자 “2차까지 신논현역 근처에서 먹었다”고 음주 사실을 인정했다. 주취운전자 정황진술보고서를 작성한 뒤 면허 취소 절차를 안내받았다.

경찰이 대규모 단속을 벌이자 현장 주변으로는 시민 50여 명이 큰 관심을 보이면서 지켜보기도 했다.

운전자 대부분은 경찰 안내에 따라 음주 측정에 협조했다. 긴장한 운전자도 기준치 이하를 가리키는 수치를 보며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한 외제 차량에서 내린 30대 남성은 경찰 단속 차례가 되자 체념한 표정으로 음주측정기를 불었다.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측정 결과를 지켜봤으나 결국 면허 정지 수준의 결과가 표시됐다. 뒤이어 측정기를 분 정장 차림의 40대 남성도 면허 정지 결과를 받았다.

음주 측정 차례가 되자 “10분 전에 맥주 두 잔 마신 것이 전부”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운전자도 눈에 띄었다.3시간 가량의 단속 동안 면허 취소 1건과 면허 정지 4건이 발생했다.

서울경찰청은 음주운전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금요일 야간에 사고 다발 지점인 강남권 일대(강남·교대·양재역사거리)와 최근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 발생 지점(흥인지문사거리)을 중심으로 교통경찰력을 모두 동원해 대대적인 집중단속을 실시했다. 강남역사거리에 특히 많은 경찰 자원이 투입됐다.

2022~2024년 요일별 현황에 따르면 음주운전 사고 평균 발생 건수는 토요일(발생 349.3건·사망 3.0명·부상 612.0명)과 금요일(발생 298.0건·사망 2.3명·부상 469.0명)에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윤석 서울 강남경찰서 교통과장은 “최근 음주운전 사고로 외국인이 사망했다. 음주 운전이 중대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은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안전 운전 문화를 조성하고자 대대적인 단속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단속 장소가 대로 위인 만큼 교통 불편이 일부 발생할 수 있지만 경찰은 이 같은 단속 활동이 음주운전이 어디서든 단속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 사고 예방 홍보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음주운전 사고로 일본인 관광객이 사망하는 등 음주운전이 여전히 시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로 남아있는 만큼 서울경찰청은 이를 근절하기 위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안전 운전 문화 조성에 앞장서기 위해 이번 단속을 계획했다.

앞으로도 이같이 가용 인원을 모두 동원해 불시에 대대적인 집중단속을 반복한다는 것이 경찰의 구상이다.

이날 단속에는 일선 경찰서 교통경찰을 비롯해 서울경찰청 교통순찰대·교통기동대·도시고속순찰대·기동순찰대 경찰관 116명과 순찰차·교통싸이카 35대가 동원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음주운전으로 단속되지 않더라도 사고 때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운전자도 크게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단속과 관계없이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시민 중심의 교통문화 개선을 목표로 ‘서울교통 리(Re)-디자인’ 캠페인 등 교통안전을 확립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음주운전을 하면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단속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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