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 2명 사망 추정, 2명은 위치 불명
골든타임 72시간, 야간 수색 난항
소방 당국은 사고 이튿날인 이날 오전 9시 6분경 60대 남성이 구조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전 11시 15분경에는 50대 남성이 현장 의료진으로부터 사망 판정을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전날 붕괴된 구조물과 땅 사이 틈에서 팔 부위가 끼인 채 의식이 있는 채로 발견됐던 40대 남성은 밤샘 구조 작업에도 이날 오전 4시 53분경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작업자 9명 중 2명만 사고 초기에 구조되고 3명은 사망했다.
남은 매몰자 4명 가운데 2명은 사망 추정 상태로 매몰 지점에서 발견돼 구조 중이다.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매몰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2명을 구조 골든타임인 72시간 내에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잔해물 추가 붕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사고 지점은 철근 등 구조물 잔해와 석면 등이 겹겹이 쌓여 있어 구조대원들이 손으로 잔해를 헤쳐가며 수색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철거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가 미흡한 점이 붕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경찰관 70여 명으로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철거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한다는 계획이다.‘위에서 아래로 철거’ 안지켜진 듯… 해체 신고 의무도 없어
[울산발전소 붕괴 사고] 울산발전소 7명 매몰, 3명 사망
2차 붕괴 위험탓에 중장비 못써… 손으로 철근더미 헤쳐가며 수색
보일러 타워, 건축물 아닌 ‘공작물’
관리사각 지적… 경찰 전담팀 구성

6일 오후 3시 30분경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현장. 구조대원들은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 20분 만에 구조물에 팔이 낀 채 발견된 김모 씨(44)를 구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붕괴 위험 때문에 5인 1조로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는 2차 붕괴 사고를 막기 위해 일일이 손으로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구조물을 들어올리며 구조를 시도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바닥의 흙과 자갈을 손으로 파내며 김 씨와 계속 대화하면서 의식을 잃지 않게끔 노력했다.
김 씨에게 진통제와 물도 건네가며 13시간 동안 사투를 벌였지면 새벽이 되면서 기온이 낮아지자 김 씨의 의식이 흐려져 갔다. 결국 7일 오전 4시경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의료진은 끝내 53분 뒤 사망 판정을 내려야 했다. 소방 관계자는 “김 씨는 의식을 잃으려고 할 때마다 살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어떻게든 버텨내려 했다”며 “결국 눈앞에서 구조자를 살려내지 못했다”며 황망해했다. ● ‘거미줄’ 철근 더미 손으로 파헤쳐 가며 수색잘게 부서진 유리섬유가 바람에 날려 노란 가루가 뿌옇게 흩날리는 사고 현장에선 유압 절단기가 금속 구조물을 자르는 소리와 수색을 위해 상공을 날아다니는 드론 소리가 울려 퍼졌다. 2차 붕괴 위험 탓에 대형 중장비 대신 일일이 수작업으로 구조해야 하다 보니 속도가 붙지 않으면서 매몰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었다. 여전히 실종자 2명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은 이날 시신만 2구 수습됐다. 나머지 1명은 현장 의료진이 사망 판정을 내렸지만 접근이 어려워 아직 수습하지 못했고, 결국 이날까지 사망자만 3명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실종자가 살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구조 골든타임인 사고 발생 72시간이 경과되는 9일 오후 2시경까지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현장 브리핑에서 “철근, 돌, 다른 물건들을 헤쳐서 매몰자를 구조해야 해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음향과 매몰자 탐지기, 열화상 카메라 등 탐지 장비로 매몰자 위치를 확인한 뒤 철근과 철 구조물을 자르고 땅을 파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구조를 시도하고 있다. 붕괴 위험 탓에 구조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 명을 동시에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 5호기 양옆에 있는 4호기와 6호기도 붕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철거 공사 담당인 코리아카코는 지난달 26일 사고가 발생한 화력발전소 인근 부지에서 시험 발파를 진행했다. 코리아카코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하나당 1kg짜리 6개로 (시험 발파)했다”며 “시험 발파 작업은 해체 계획서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아직 정확한 붕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 “하부 약해진 건물 올라가 상부 작업”

경찰은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울산경찰청은 사고와 관련해 형사기동대장을 팀장으로 과학수사계, 디지털포렌식계 등 전문 인력을 포함해 70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의 협업도 진행한다. 전담팀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염두에 두고 철거 작업을 맡았던 원·하청 업체 간 계약 관계, 구체적인 작업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
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울산=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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