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체코 피알라 총리 통화
美日中 이어 4번째… 실용외교 본격화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과 일본, 중국에 이어 체코 정상과 네 번째 통화를 가졌다. 동유럽이 원전 및 방산 수출의 핵심 시장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국익 중심 실용 외교’ 기조를 이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피알라 총리의 축하에 사의를 표하며 “올해는 한-체코 수교 35주년이자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양국 관계가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한 발전을 이룩해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양국 간 긴밀한 경제협력에 기여하고 있는 100여 개의 체코 진출 우리 기업에 대한 피알라 총리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4일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팀코리아’는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최종 계약을 체결하고 첫 유럽 원전 수출에 나섰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의 해외 원전 수출이다. 이 대통령의 당부는 체코 정부가 테멜린 단지에 추가로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인 상황에서 추가 수주를 위한 메시지로 보인다. 여기에 경쟁사인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체코 법원뿐 아니라 유럽연합(EU)에도 팀코리아가 역외보조금규정(FSR)을 어겼다며 이의를 제기한 데 대해 피알라 총리에게 협력을 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추가 원전 수주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당부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수원을 포함해서 우리 기업들이 EU에서 추진 중인 여러 사업에 대해서 계속 시도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이라든가 EU 관련법 규정을 준수하면서 해 나갈 것”이라며 “서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아주 분위기 좋게 이야기들을 나눴지만 구체적인 약속 등은 나누기 어려운, 그냥 첫 정상 통화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향후 편리한 시기에 피알라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하자 피알라 총리가 이에 사의를 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강 대변인은 “양 정상이 한반도 정세 등 국제 정세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고,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해 나가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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