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수출통제는 中자립 촉진”
엔비디아 CEO 일침 통한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그동안 금지해왔던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의 대중국 판매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중국의 대미 희토류·영구자석 수출 정상화에 화답하는 미국의 호혜 조치로 분석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중국중앙TV(CCTV)와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우리의 (H20) 수출을 승인해 출하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제 중국시장에 H20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에 대해 나는 기쁘게 생각하며 매우 좋은 소식이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도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H20 판매 재개를 위한 수출 허가 신청서를 제출 중”이라며 “미국 정부는 허가가 될 것이라는 보장을 엔비디아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H20은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우회하기 위해 엔비디아가 맞춤형으로 제작한 상품으로 한국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인 HBM3가 공급망에 연결돼 있다. 황 CEO는 지난 4월부터 H20의 대중 수출을 막은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중국 기업의 개발 역량만 키워주고 미국 기업의 중국시장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황 CEO는 이날 중국시장에 선보일 새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델인 ‘RTX 프로’의 출시 소식도 알렸다. 그는 “우리는 RTX 프로라는 새로운 그래픽카드를 출시하기로 했다”며 “이 그래픽카드는 컴퓨터 그래픽과 디지털 트윈, 인공지능(AI) 전용으로 설계돼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RTX 프로는 현재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를 완전히 준수하는 사양을 갖춘 중국 전용 제품으로 설계됐다.
그는 16일 개막하는 제3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이다. 황 CEO는 이날 베이징에서 런훙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을 만났으며, 전날에는 중국 빅테크 샤오미의 수장 레이쥔 CEO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