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률 낮은 일본 시장
테슬라·BYD 매장 공격적 확장
현대차, 온라인 판매로는 한계
선진국 중에서 전기자동차(EV) 보급이 낮은 일본을 겨냥해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가 공격적인 확장 전략에 나섰다. 고객과 접점을 늘릴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BYD에 앞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 현대자동차가 아직 온라인 판매에만 주력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테슬라가 현재 23개인 점포를 연내 30개, 내년 말까지 50개로 늘린다고 보도했다. BYD의 경우 현재 63개인 점포를 연내 100개로 확장한다.
미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회사가 일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이지만 유독 전기차 보급률은 1~2%로 낮은 상황이다. 10%에 육박하는 미국과 한국 등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전기차 캐즘(수요둔화 현상)’ 속에서 테슬라의 경우 올해 2분기에 전 세계 판매 대수가 13% 줄었다. 2분기 연속 두 자릿수 감소다.
국가별로는 중국 독일 프랑스 미국 등이 모두 감소했지만 유일하게 일본만 늘었다. 테슬라가 정확한 판매 대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늘어난 약 4600대가 판매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바탕으로 테슬라는 대형 상업 시설을 중심으로 고객과 접점을 늘릴 수 있는 곳에 공격적으로 점포를 내기로 했다. 또 신규 점포 출점에 맞춰 현재 130개 있는 급속 충전소도 확장한다. 동시에 일본 독자적인 급속 충전 규격인 차데모도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어댑터도 제공한다.
중국의 BYD도 공격적인 점포 확장뿐 아니라 판매 라인업 강화에도 나섰다. 현재 콤팩트 EV 4종을 판매 중인데 여기에 일본서 선호도가 높은 경차 EV를 내년 투입할 예정이다.
또 가격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시라이온7의 최저 가격을 495만엔으로 책정했다. 경쟁모델인 테슬라 모델Y가 대부분 500만엔대가 훌쩍 넘는 것을 의식한 공격적인 가격 책정이다.
2022년 전기차를 중심으로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증가한 438대를 판매했다. 그동안 아이오닉5와 코나EV 등으로 고전하다 올해 4월 소형차급인 캐스퍼 EV(현지명 인스터)를 출시하면서 판매가 늘고 있다.
현대차가 어려운 부분은 온라인으로만 판매를 진행하고 있어 아날로그에 익숙한 일본 소비자의 눈높이에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후발 주자인 BYD는 다양한 요지에 점포를 내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1709대의 판매기록을 올렸다.
내년에는 기아차가 다목적차량(PBV)을 전면에 내세워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기아차는 일본 종합상사인 소지츠와 판매 계약을 맺고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판매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