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 관세 ‘뒷문’으로 빠져나가…동남아 우회 수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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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경유 수출 30% 증가…글로벌 공급망 ‘트럼프발 관세’ 적응
미국 이외 시장 개척…유럽으로 수출 확대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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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트럼프발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동남아시아를 경유해 미국으로 상품을 수출하고, 동시에 미국 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인구조사국은 5월 중국의 전체 수출은 4.8% 증가한 반면,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3%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수출이 위축된 사이, 중국의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아세안) 수출은 15%, EU(유럽연합) 수출은 12% 증가해 대미 수출 감소분을 상당 부분 메웠다.

컨설팅사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윌리엄스는 이 데이터가 “매우 인상적인 변화를 보여준다”며 “첫 번째 미중 무역 전쟁 당시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대미 수출 물량이 줄면서) 미국은 중국산 수입을 줄이고, 베트남과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물량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연구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산 수출품 중 약 34억 달러가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에 재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실제 지난 5월 베트남으로 수출되는 중국의 전자 부품(인쇄회로, 전화기 부품, 평판 디스플레이 모듈 등) 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54% 증가했다. 인도네시아를 우회한 수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5월 약 8억 달러가 인도네시아를 경유했고,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5% 늘어난 수치다.

인도에서는 애플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하면서 5월 대미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고, 조립에 필요한 부품을 중국과 홍콩에서 들여오면서 이들 국가에 대한 수입도 같은 기간 22.4% 증가했다.

애플은 내년 말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연간 6000만 대의 아이폰 전량을 인도산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글로벌 트레이드 리서치 이니셔티브(GTRI)의 설립자 아제이 스리바스타바는 “인도의 중국산 전자제품과 및 기계류 수입 급증과 미국으로의 수출 증가는 글로벌 공급망이 관세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베트남과 무역협정을 체결하며 베트남을 경유해 재수출되는 상품에 대해 4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는 중국산 재수출품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9일 상호관세 부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추후 체결될 무역협정에서도 추가 경유 관세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세 우회 넘어 유럽·중동 소비시장 적극 공략

중국은 단순한 우회 수출을 넘어 미국 이외의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5월 중국산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는데, 수요 수입품은 스마트폰, 노트북, 일회용 전자담배 등이었다.

유럽 내 중국산 수입도 증가했으나, 전문가들은 이 물량이 재수출이 아닌 실제 소비를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산 섬유, 화학제품, 기계류 수입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적용한 ‘드 미니미스(De minimis)’ 면세 조항을 폐지해 그간 800달러 미만의 해외직구 상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없앴다. 이후 중국산 저가 상품의 미국 반입이 급감했고, 이는 중국이 무역 경로를 전환한 가장 뚜렷한 초기 징후라는 평가가 나온다.

EU 관계자에 따르면 ‘드 미니미스’ 조항 폐지에 직격탄을 맞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테무와 쉬인 등은 유럽 소비자를 겨냥한 광고를 늘리고 있다. 이에 EU는 ‘드 미니미스’ 규정을 폐지하고 해외 소포에 대해 2유로의 처리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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