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車 ‘플랫폼 소프트웨어’ 공통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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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닛산의 작년 12월 통합 추진 발표 기자회견. [교도=연합뉴스]

혼다-닛산의 작년 12월 통합 추진 발표 기자회견. [교도=연합뉴스]

일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차량 제어용 ‘기반 소프트웨어(플랫폼 소프트웨어)’를 공통화해 2020년대 출시 차량에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가 보도했다.

양사는 소프트웨어 연합을 구성해 세계시장을 선도중인 미국 테슬라와 중국 기업들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는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처럼 사용하기 쉬운 차량용 기반 소프트웨어를 공동으로 구축하려한다. 이후 각 사의 특성과 요구 기능에 따른 맞춤형 차량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각각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반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량을 2026년부터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2020년대 후반을 목표로 공동개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세대 차량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지난해 말 세계 3위 자동차 그룹을 목표로 경영 통합 협상을 추진했지만 협상 조율에 난항을 겪다 결국 무산된 바 있다. 혼다와 닛산은 경영 통합 협상 재개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대신 양사가 ‘협력의 핵심’으로 정한 SDV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양사는 통합논의와 상관없이 협력을 위한 논의를 지속해 왔다. 닛케이는 “이번에 기반 소프트웨어 공통화라는 핵심 사안에 있어 방향성이 확정되면서 협력이 한층 진전하게 됐다”고 짚었다.

구체적으로 양사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로 불리는 차세대 차량 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게 된다. SDV는 기존의 엔진이나 하드웨어 중심이 아닌 인터넷을 통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차량 성능이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차량의 ‘두뇌’에 해당하는 기반 소프트웨어는 차세대 스마트 차량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다. 이 소프트웨어를 자사에서 개발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가 여부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필수로 여겨진다.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 혼다는 로봇 ‘아시모(ASIMO)’의 개발 경험을 살려 독자적 연구를 진행해 왔고 닛산도 자체 개발을 병행해 왔다.

혼다와 닛산의 협력 배경에는 ‘데이터 주도권’을 둘러싼 위기감이 존재한다. 차세대 차량 시장에서는 자율주행 기능뿐 아니라 음성 제어 등 차량 내부 경험을 중시하는 기능이 핵심 경쟁 요소가 된다.

이 같은 기능은 방대한 데이터 수집에 기반을 두며 다른 회사가 개발한 기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경우 자사 데이터 활용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 축은 기존의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캐나다 조사기관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SDV 시장은 2034년에 2023년 대비 약 7배인 30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차량에 탑재해 리콜 건수의 약 40%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해결하고 있다. 중국은 화웨이 등 기술기업이 소프트웨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은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부족하고, 전문 인재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독 개발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완성차 업계에서는 기반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연대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마쓰다와 공동 개발에 나섰고 유럽의 완성차·부품 업체 11개사는 지난달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에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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