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명 사망' 에어인디아, 기장 우울증 '자살비행'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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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14 20:17 수정2025.07.14 20:17

인도 에어인디아 소속 보잉 787드림라이너 여객기가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아마다바드 공항 인근에서 추락했다. 사진은 추락한 건물 꼭대기에 기체 꼬리가 박힌 모습. /사진=AFP

인도 에어인디아 소속 보잉 787드림라이너 여객기가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아마다바드 공항 인근에서 추락했다. 사진은 추락한 건물 꼭대기에 기체 꼬리가 박힌 모습. /사진=AFP

지난달 인도 서부 아마다바드 공항 인근에 추락한 인도 에어인디아 여객기 관련 기장의 '자살 비행' 가능성이 떠올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는 조사 당국 조사관들이 사고기를 몬 수밋 사바르왈 기장(56)의 의료 기록을 확보했다며, 그가 우울증과 정신건강 문제를 겪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조사 당국은 초기 보고서에서 기체 결함보다 조종사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 항공 안전 전문가 모한 랑가나탄은 텔레그레프에 "에어인디아 조종사 여럿이 그가 우울증과 정신건강 문제가 있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3~4년간 비행을 중단하고 병가를 냈었다"고 전했다.

다만 "기장이 사측으로부터 (비행에) 건강상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을 것이다. 적격 증명서를 발급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텔레그레프에 따르면 사바르왈 기장은 은퇴를 몇 달 앞두고 있었다. 그는 2022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홀로 남은 고령의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조기 퇴사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바르왈 기장의 한 동료는 "우리도 같은 인간이다.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승무원들도 물론 있지만 즉시 운항이 중단된다"고 말했다.

1994년 에어인디아에 입사한 사바르왈 기장은 총 1만5000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이 있고, 추락기와 같은 기종은 8000시간 넘게 몰았다. 작년 9월 조종사의 심리·신체 능력을 평가하는 1급 건강 검진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기장 클라이브 쿤다르(28)는 항공업계 종사 집안 출신으로 3400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을 보유했다. 그 역시 최근 2년 안에 1급 검진을 문제없이 마쳤다.

인도 아마다바드발 영국 런던행 에어인디아 AI 171 항공편은 지난달 12일 이륙하자마자 갑자기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260명이 사망했고, 인도 출신 영국인 탑승객 1명이 유일하게 목숨을 건졌다.

인도 민간항공부 산하 항공 사고조사국(AAIB)은 지난 12일 발표한 예비조사 보고서에서 이륙 직후 엔진의 연료 스위치가 꺼진 것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조종실 음성 녹음에는 조종사 한 명이 다른 조종사에게 왜 연료 스위치를 차단했냐고 묻는 소리가 담겼다. 다른 조종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인도 상업 조종사 협회(ICPA)는 성명을 통해 "언론과 대중들 사이 나오는 추측성 주장, 특히 조종사의 자살 가능성에 대한 무책임하고 근거 없는 주장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ICPA는 "승무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책임감을 갖고 훈련한 대로 행동했다. 검증된 증거 없는 조종사 자살 주장은 심각한 윤리 보도 원칙 위반이자 조종사들의 직업 존엄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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