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자산 순이잖아요”…고달픈 현실, 한국인 삶의 질 얼마나 떨어졌나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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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구별 순자산 규모가 소득계층에 따라 더욱 벌어지면서 한국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저소득층의 삶의 만족도도 4년 만에 다시 하락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가구 순자산이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은 자산이 증가하는 등 경제적 격차가 명확해졌고, 상대적 빈곤율은 14.9%로 유지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은 가구 자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격의 불균형 및 경기 둔화로 인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양극화가 국민의 삶의 질을 낮추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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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

가구 순자산 전년比 301만원 증가에도
1~3분위 저소득층 전년보다 되게 감소

부동산 등 계층별 자산 격차 심해지며
삶의 만족도 2019년 후 처음으로 내려가
행복지수 OECD 38개국 중 33위에 그쳐

서울 영등포동의 한 빈곤층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햇빛을 쬐고 있다.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 [매경DB]

서울 영등포동의 한 빈곤층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햇빛을 쬐고 있다.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 [매경DB]

지난해 가구별 순자산 규모가 소득계층에 따라 더 벌어지면서 양극화가 증폭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부동산 가격이 요동친 데다 경기둔화와 물가상승에 따른 가처분소득 피해도 저소득자에게 집중되면서 분배지표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팍팍한 살림살이에 국민의 ‘삶의 만족도’는 4년 만에 다시 떨어졌다.

24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를 발표했다. ‘삶의 질’ 보고서는 국내총생산(GDP) 중심의 경제지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14년부터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소비·자산 영역의 7개 지표 중 전기 대비 개선된 지표는 6개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소득과 자산은 불어나면서 평균적으로 삶의 질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 가구중위소득, 소비생활 만족도 등이 개선 추세를 나타냈다.

사진설명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가구 순자산도 나아졌다. 지난해 가구 순자산은 3억9319만원(실질금액)으로 전년보다 301만원 증가했다. 가구 순자산은 2013년부터 매년 증가해 2021년 4억원을 돌파했다. 이듬해 4억2000만원으로 상승한 뒤 2023년 부동산 침체 여파로 3억9000만원으로 감소했다.

문제는 분배지표가 오히려 악화됐다는 것이다. 작년 1~3분위 중저소득층의 가구 순자산은 전년보다 모두 감소했다. 3분위는 감소폭이 2.3%(783만원)로 가장 커 3억3722만원을 기록했다. 1분위와 2분위도 1.7~2.1% 감소해 각각 1억4974만원, 2억3742만원이었다.

반면 소득이 많은 4~5분위는 자산이 증가했다. 특히 5분위는 전년보다 6.6%늘어난 10억3252만원이었다. 4분위도 1800만원가량 늘어난 4억8767만원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이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상대적 빈곤율 역시 마찬가지다. 2023년 기준 14.9%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이 지표는 팬데믹 시기까지 하락하다가 2022년 소폭 증가한 뒤 정체 상태다.

나인원 한남 전경 [사진 = 디에스한남]

나인원 한남 전경 [사진 = 디에스한남]

양극화의 주된 원인은 가구 자산 중 큰 폭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의 온도차로 풀이된다. 서울 강남이나 용산 등 집값 상승이 일부 지역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11.02배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상위 20% 가격 아파트 1채 가격으로 하위 20% 아파트를 11채 넘게 살 수 있다는 의미다.

경기둔화로 인해 가처분소득 회복이 더딘 것도 계층별 자산 격차를 불렀을 것으로 분석된다. 고소득가구는 충분한 소비 후에도 저축이 가능하지만, 중저소득가구는 가처분소득이 지출보다 낮아 금융자산 축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득과 자산에 따른 격차가 커지다보니 국민은 삶에 대한 만족도에서도 회의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인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6.4점으로 전년보다 0.1점 감소했다.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보다 내려간 것이다. 통계청은 “가구 순자산은 웰빙의 지속에 직접적인 기반이 되는 축적 재산의 규모”라고 설명했다.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4년 만에 하락한 것은 저소득층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 탓이다. 월소득 100만원 이하 가구는 만족도가 전년보다 0.3점 떨어진 5.7점이었다. 만족도를 0~2점으로 평가한 저소득층 비율은 전년보다 1.1%포인트 증가한 반면 8~10점 응답자는 4.6%포인트 줄었다. 반면 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의 만족도는 1년 전과 동일했다.

일상생활 중 얼마나 자주 행복을 느끼는지 나타내는 ‘긍정정서’도 마찬가지다.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는 전체 평균(6.7점)보다 떨어진 6.1점이었고, 600만원 이상 가구는 6.8점이었다.

실제 양극화에 시달리는 한국인들의 삶의 만족도는 주요국 중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엔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2021~2023년 한국의 평균 만족도 점수는 6.06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3위에 그쳤다. 통계청은 “삶의 질 관련 71개 지표 중 전기보다 개선된 지표는 31개였으며, 악화 지표 23개, 동일 지표는 7개였다”며 “시민참여와 가족·공동체, 환경, 고용·임금 영역은 악화된 지표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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