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홈플러스가 배우 김수현을 기용해 ‘톱모델 특수’를 누리자 대형마트 경쟁사인 롯데마트는 이를 겨냥한 패러디 광고까지 선보였다. 드라마 ‘눈물의 여왕’ 출연과 맞물려 효과를 본 김수현을 홈플러스가 올해 광고 모델로 재발탁한 데는 이 같은 화제성도 한몫했다.
최근 원할머니 보쌈족발이 가수 이찬원과의 전속모델 계약을 1년 연장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찬원을 기용해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이례적으로 한정판 향수를 내놨다.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타깃팅한 ‘펀슈머 마케팅’이 눈길을 끈 사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화제몰이로 마케팅 효과를 누린 기업들의 모델 재계약이 잇따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기 불황일수록 오히려 인지도 높고 대중에 친숙한 톱모델을 기용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효과가 입증된 사례라 할 만하다”고 귀띔했다.
홈플러스는 창립 28주년을 맞아 모델로 재발탁한 김수현을 앞세워 오는 28일부터 창립 기념 슈퍼세일 ‘홈플런 is BACK’ 행사를 진행한다. 회사 측은 지난해 김수현을 모델로 발탁한 뒤 전면에 내세운 ‘홈플런’ 행사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를 통해 ‘역대급 매출’을 올리자 롯데마트는 김수현이 출연한 광고를 패러디했다. 당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통합 50주년을 맞아 진행하는 ‘THE 큰 세일’ 홍보 영상에서 김수현과 흡사한 달리기 준비 자세를 취한 모델이 등장한 뒤, 연예인 모델을 쓰지 않는 대신 더 큰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회사 측은 김수현의 모델 재발탁 배경에 대해 “(김수현 출연) TV 광고가 타 기업의 패러디 대상이 되는 등 ‘이목 끌기’에도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발탁 후 진행한 슈퍼세일 행사들이 역대급 매출을 거두는 등 실적 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행사를 능가하는 할인 혜택 제공을 위해 초저가 및 반값 상품, 1+1 프로모션 등 전사 역량을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정준석 브랜드마케팅총괄은 “김수현과 함께한 지난해 고객들 관심은 물론이고 행사 실적도 매우 좋았다. 압도적 혜택과 함께 돌아온 올해 슈퍼세일 시즌도 그와 함께 뛰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외식기업 원앤원㈜이 운영하는 원할머니 보쌈족발도 지난해 7월 이찬원이 전속모델 발탁 뒤 처음 참여한 ‘뽀 싸므 넘버원(Peau, Ça me No.1)’ 영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보쌈족발 이미지를 감각적이고 재치 있게 표현한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300만 조회수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캠페인의 일환으로 출시한 한정판 향수 ‘오 드 뽀 싸므 넘버원’이 화제가 됐다. 독특한 개성을 중시하는 니치 향수 트렌드를 타고 무신사 뷰티에 공식 입점하는 등 예상 밖 호응을 이끌어냈다.
회사 관계자는 “폭넓은 연령층에서 사랑받고 있는 이찬원과 협업을 통해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는 원할머니 보쌈족발 50주년으로, 그 시간의 의미와 고객에 대한 감사를 담은 캠페인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