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지속적으로 성공적인 투자자로 꼽히는 워런 버핏이 현재 자산의 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 순자산의 절반 이상을 현금과 미 국채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예외적으로 미국이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주말 공개된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주로 미국 재무부 채권)은 3,450억달러(495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 수준의 거의 두 배이다. 또 현재 회사 순자산중 53%를 차지한다. 그 만큼 1년 사이 미국 주식을 많이 팔았다는 뜻이다.
1년 전에 버크셔는 미국채보다 주식에 거의 두 배 많은 돈을 보유했다. 현재 버크셔의 거래 가능 주식 투자액은 2,700억 달러를 웃돈다.
버핏이 미국 주식 비중을 크게 줄인 것은 미국 주식이 기록적으로 높은 가격과 가치 평가를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미국 주식 시장의 가치를 미국 연간 국내 총생산 규모와 비교하는 버핏 지표로 알려진 척도에 따르면, 미국 주식은 과거 어느때보다도 현재 가장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버핏은 주주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부 논평가들이 현재 버크셔의 현금 포지션이 엄청나다고 지적하지만, 대부분의 돈은 주식에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버크셔 주주들은 회사가 이 돈의 상당 부분을 주식에 영원히 투자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할 수 있다”며 그 선호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버핏은 또 “대부분은 미국 주식이지만 이 중 많은 주식은 중요한 국제적 운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핏은 지난 해 미국 주식에 대한 노출을 대폭 줄이고 2019년부터 매수해온 5개 일본의 종합상사 주식 보유를 더 늘렸다. 이른 바 미니 버핏회사들이다.
버핏은 이토추, 마루베니,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등 5개 일본 종합상사가 버크셔 자체와 다소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이 광범위한 사업에 대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일본에 본사를 둔 기업과 전세계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이 다 포함돼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미니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신뢰감이다.
버핏은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꾸준히 열정이 꾸준히 커졌으며, 버크셔는 "헌신적"이고 "장기적"인 투자자라고 말했다. 버크셔는 현재까지는 이들 일본 종합상사에 10% 미만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투자 금액은 총 138억달러이며 작년 말 기준으로 자산 가치는 235억달러로 증가했다.
이들 주식은 주당 예상 이익의 10배 미만으로 거래되고 있다. 스미토모가 예상 이익의 7.5배로 가장 저렴하고, 이토추가 예상 이익의 9.7배로 가장 비싸다. 배당 수익률은 3.3%에서 4.2% 사이다. S&P500 기업 주가가 현재 예상 수익의 22배로 거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싸다.
포브스에 따르면 버핏은 순자산이 1,500억달러로 여전히 세계에서 7번째로 부유한 사람이다. 버핏은 1950년대부터 주식 시장에 투자하여 돈을 벌었다.
그 동안 그는 주식 시장 지수를 크게 앞지르며 성과를 올렸다. 그의 주식 선택 기술은 전설에 가깝지만 늘 고품질 회사의 주식을 사는데 집중했고, 보험 사업에서 얻은 저렴한 자금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94세의 워런 버핏은 올해 서한에서 예외적으로 미국이 위험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버핏은 평소 미국에 대한 애국심 넘치는 응원을 서한에 담아왔으나 이번에는 ‘재정적 어리석음’과 더불어, ‘자산들을 잘못 믿고 있는 사람들을 이용하는 사기꾼과 흥행꾼들’(scoundrels and promoters)로 미국이 위험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버핏의 오랜 신념을 고려하면 이들 사기꾼과 흥행꾼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짐작되지만 그는 설명하지는 않았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